업계, "통신3사 LTE 가격 인하보다는 통·폐합 집중할 것"
[미디어펜=이승규 기자] 통신업계가 LTE 요금제를 개편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MVNO(알뜰폰) 사업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구체적인 개편 방안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LTE 요금제가 인하될 시 알뜰폰 사업자들의 성장동력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KT와 SK텔레콤은 내년부터 LTE 요금제를 개편할 계획이다.
KT는 다음 달 2일부터 혜택이 미미한 LTE 요금제 46종에 대한 신규 가입을 중단할 방침이다. SK텔레콤도 내년 2월부터 LTE 요금제 36종의 신규 가입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도 연내 개편 방안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업계가 LTE 요금제 개편에 나선 이유는 정부의 압박 때문이다. 통신3사는 5G 중간 요금제를 출시하고, 점유율 확장을 위한 가격 인하를 진행 중이다. 이로 인해 일부 LTE 요금제가 5G 요금제보다 가격이 비싸지는 '역전현상'이 발생했다. 이에 정부는 올해 국정감사에서 이 부분을 지적하며, 통신3사에 개선을 요구했다.
국정감사에 참가한 통신3사 관계자(김영섭 KT 대표·임봉호 SK텔레콤 커스터머사업부장·정수현 LG유플러스 컨슈머부문장)들은 "해당 사항을 파악하고 있으며 해결 방안을 모색하겠다"라며 "연내 요금제 개편안을 마련하도로 하겠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구체적인 개편안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업계는 통신3사가 통·폐합 과정에서 LTE 요금제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한다. 통신3사가 LTE 요금제 가격을 인하하면, 알뜰폰 사업자들의 성장세는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알뜰폰 사업자는 저렴한 요금제를 앞세워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알뜰폰 가입자 수는 지난 10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89만5559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통신3사 가입자 수는 △SK텔레콤 3만4327명 증가 △KT 15만6374명 감소 △LG유플러스 4만7728명 감소 등으로 집계됐다.
알뜰폰의 경우 5G 대비 LTE 요금제에 대한 비중이 큰 만큼, 통신3사가 요금제 인하에 나서면 점유율 상실이 불가피하다. 지난 10월 기준 알뜰폰의 경우 LTE 이용자 수는 892만 명으로, 5G 이용자 수는 37만 명에 그쳤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LTE 요금제가 인하되면 저렴한 요금제로 승부를 보고 있는 알뜰폰 사업자들의 고객들이 이탈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한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통신3사는 LTE 요금제 가격 인하보다는 요금제 통·폐합에 집중할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는 LTE가 통신3사의 주력사업이 아닌 만큼, 요금제 인하에 공격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 내 한 관계자는 "구체적인 개편안이 나와야 알 수 있겠지만 통신3사가 LTE 점유율 확장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고, 알뜰폰 사업자들과 상생도 필요한 만큼 이번 요금제 개편은 역전된 요금제만 통폐합 하는 수준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