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절도’ 911 신고에만 59분 걸렸다

2025-03-04

피해 방송인 사연 공개 파장

“응급한 상황이었다면 아찔”

LAPD는 원인 밝히지 않아

주택 절도 피해를 본 한 방송인의 울분이 온라인에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사건 발견 즉시 911에 신고했지만 디스패치 연결까지 무려 59분이나 걸렸기 때문이다. 그의 사연은 LA의 붕괴된 치안 시스템을 반영하는 듯하다.

피해자는 팟캐스트 ‘LA 인 어 미니트(LA In A Minute)’의 호스트인 에반 로베트(사진·유튜브 캡처). 그는 지난달 28일 아들의 야구 경기를 응원한 뒤 스튜디오시티의 집으로 돌아왔다. 이날 오후 9시쯤 집에 도착한 로베트 가족은 뒷마당 유리문이 완전히 깨져 있는 것을 발견했고, 도둑이 든 사실을 알았다.

긴장한 로베트는 아직 집안에 도둑이 있는지 조심스레 살피며 신고를 위해 911에 전화를 했다고 한다. 다행히 도둑은 사라진 뒤였지만,문제는 이때부터 시작됐다.

로베트에 따르면 통화 연결음만 계속됐고, 대기 시간은 늘어나기 시작했다. 주택 절도 현장 한복판에서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몰라 애가 탔지만, 연결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결국 911 디스패치와 연결된 건 정확히 59분 후였다. 무려 한 시간 가까이 긴장한 상태로 하염없이 전화기만 들고 있던 셈이다.

당시 상황을 녹화해 유튜브 등에 공개한 로베트는 LA경찰국(LAPD)의 안일한 대응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아버지가 남긴 주화와 야구카드, 어머니가 아내에게 준 보석 등을 도둑맞았다”면서 “다행히도 주택 절도 피해에 그쳤지만, 만약 누군가 총에 맞는 응급 상황이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라며 911 연결까지 59분이나 걸린 사실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영상을 본 이들은 유튜브 댓글로 LA 지역의 치안 악화 현실을 꼬집었다. 911 뿐 아니라 덩달아 LA경찰국(LAPD)도 도마에 오른 상황이다.

아이디 ‘신디카이저82’는 “좀 더 불안함을 느낀다. 무슨 일이 벌어질 경우 나는 바로 도움을 받지 못할 것 같다”는 글을 남겼다. ‘H1t0k1r1’은 “LAPD는 여전히 많은 예산을 쓰지만 서비스는 최악”이라고 주장했다. ‘Darincrowell4424’는 “우리 집 차고에도 도둑이 들었지만, LAPD는 이틀이나 지나서 나타났을 뿐 아무 일도 진행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로베트의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자 캐런 배스 LA시장은 지난 1일 성명을 내고 “지난 2024년 911 디스패치 요원을 100명 이상 채용했다”면서 “그날 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해당 지역구를 둔 니디아 라만 시의원(4지구)은 “911에 전화를 했는데 59분이나 기다린 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LA타임스는 LAPD측에 로베트가 59분이나 대기해야 했던 원인에 대해 문의했지만, 3일 현재 답변은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KTLA5는 LAPD 지원자가 늘고 있지만 지난 2년 동안 신규 채용 규모는 8%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채용 지연 사태는 지원자의 신원조회 적체 현상 때문이라고 LAPD는 해명했다.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