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韓 탄핵심판 선고·26일 李 공직선거법 2심
尹, 석방 후 두번째 메시지…산불 희생자 추모·조속 진화 당부
정진석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회의서 산불 진화 방안 논의
尹·대통령실, 평소와 같이 차분히 헌재 판단 기다리겠단 입장

이번 주 헌법재판소의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 선고(24일)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항소심 선고(26일)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도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윤 대통령은 최소한의 메시지만 내놓으며 정국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대통령실도 국정의 중심으로서 핵심적인 역할만 소화하며 차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윤 대통령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정부에 조속한 진화를 당부하는 메시지를 올렸다.
윤 대통령이 직접 메시지를 낸 것은 지난 8일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날 입장문을 내놓은 이후 처음이다. 지난 20일 윤 대통령이 자신을 지지하는 내용의 유인물을 뿌리고 분신을 시도하다 숨진 한 지지자의 유족에게 위로의 뜻을 전하고 탄핵 반대 단식 농성을 벌이는 지지층에게 중단 요청을 한 바 있지만, 대통령실 참모진과 국민의힘 의원을 통해 알려진 것이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전국에서 30건의 산불로 큰 피해가 발생했다"며 "산불 진화 과정에서 안타깝게 생명을 잃으신 진화대원과 공무원 네 분의 명복을 빈다"고 했다.
이어 "대피소에서 밤을 지새우는 이재민들과 모든 피해자분들께 진심으로 위로를 드리며, 진화대원과 공무원 여러분의 안전을 기도한다"면서 "정부와 지자체가 가용한 자산을 총동원해서 산불을 빨리 진화하고 이재민들을 잘 도와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석방된 이후 대외활동은 일절 하지 않고 여가 시간엔 관저 내에서 산책과 독서, 기도 등을 주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최근 메시지를 내기 시작하면서, 정치권 일각에선 헌재 선고를 앞두고 '메시지 정치'를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지만, 윤 대통령 측은 정치적인 해석에는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 측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국가적 재난이 발생했으니 희생 당한 진화대원들과 이재민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한 것일 뿐이지, 특별히 정치적인 해석을 덧붙일 만한 사안은 아닌 것 같다"며 "앞으로 (탄핵심판 선고 전까지) 메시지가 더 나갈 일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대통령실도 이날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회의를 개최하고 전국적으로 확산 중인 산불의 조기 진화 방안을 논의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실은 화재 직후 국정상황실 중심으로 전국 산불 대응 상황을 지속해 모니터하고 있다"며 "내일 강풍이 예상되는 만큼 오늘 일몰 전 집중적으로 주불 진화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야간작업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했다. 또 "향후 대형 산불 대응 역량 및 안전 관리 강화 필요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항소심 선고일 이후로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이 잡힐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은 평소와 같이 차분하게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여권을 포함한 대통령실 일각에선 헌재가 한 총리 탄핵소추안을 기각·각하할 경우,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감이 감지된다.
한 총리를 탄핵소추한 핵심 사유 중 하나가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공모·묵인·방조했다는 것인데, 이는 윤 대통령의 '내란 행위'에 대한 판단과 연결돼 있다는 분석이다.
헌재 결정이 이례적으로 늦어지는 것도 여권에선 긍정적인 시그널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헌법재판관들이 이견으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관측에서다.
다만 헌재가 만장일치 결정을 위해 숙고 중이란 분석도 적지 않은 만큼,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은 헌재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로키(low-key) 행보'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