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생활커뮤니티형 기업 ‘당근마켓’이 캐나다 법인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당근마켓이 국내를 넘어 북미 시장에서 성공하겠다는 목표에서다. 신규 서비스도 한국 시장이 아닌 북미 시장에 먼저 도입하는 등 고객 확보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당근마켓은 현재까지 캐나다 법인에 총 717억 원을 출자했다. 당근마켓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에서 처음으로 흑자를 내면서 해외 투자 규모를 빠르게 키우고 있다. 2023년까지 연간 두자릿수에 그쳤던 캐나다 법인의 출자액은 2024년 세자릿수로 뛰었다. 7월 말 177억 원가량이 투입되는 등 올해 출자액은 361억 원으로 집계됐다.
당근마켓이 캐나다 법인에 주목하는 데는 해외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주력 시장으로 보기 때문이다. 캐나다 법인은 캐나다, 미국 등 북미 시장을 겨냥해 2021년 구축한 당근마켓의 첫 해외 지사다. 미국, 캐나다 등에서는 이웃끼리 저렴하게 물건을 사고 파는 게 활발한 점을 고려해 당근마켓이 가장 주력으로 삼고 진출했다. 창업자인 김용현 대표가 법인 설립 초부터 캐나다로 날아가 해외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당근마켓이 현지 투자를 확대하는 것 외에 일부 신규 서비스들을 한국이 아닌 북미 시장에서 먼저 선보이는 전략을 쓰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대표적인 게 북미 시장에서 지난해 7월 먼저 선보인 인공지능(AI) 글쓰기 기능이다. 이 서비스는 이용자가 판매하려는 물품의 사진을 올리면 AI가 이미지를 분석해 상품명과 카테고리, 물품 상태, 상세 설명 등을 자동으로 제안해 주는 기능이다. 이용자가 판매글 작성 부담 없이 쉽게 글을 올릴 수 있게 해주는 것으로 한국에서는 올해 5월에서야 도입됐다.
올해 7월 한국에 도입된 ‘캐롯비전’ 역시 북미 지역에서는 3개월여 앞서 운영됐었다. 이 기능은 카메라로 주변의 중고거래할 물건을 촬영하면 AI가 중고거래 예상 가격을 조회해 알려주는 서비스다. 이 외에도 대화방 내에서 추천 멘트를 제안해주는 AI 채팅 버블 기능, 고객 서비스 챗봇 기능 등이 한국보다 북미에서 테스트를 거쳐 한국 시장으로 확대 적용됐다. 중고 거래의 편의성을 높여주는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를 빠르게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의 스타트업 중 해외, 특히 북미 시장에서 성공한 사례가 없다”며 “당근마켓이 그 사례를 만들 수 있을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