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도 서점가를 장악한 키워드는 단연 인공지능(AI)이다. 기술 변화의 흐름을 설명하는 경제·사회서뿐 아니라 일상과 업무에서 AI툴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를 직접 알려주는 실용서가 출판 시장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컴퓨터 활용 능력이 경쟁력이 됐던 1990년대, 인터넷 사용법을 익히는 것이 필수 과제였던 2000년대 초와 마찬가지로 이제는 AI를 얼마나 능숙하게 다루느냐가 경쟁력의 밑천으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독자들은 ‘오늘 당장 써먹을 수 있는’ AI 활용법을 찾고 있으며 출판계도 이에 맞춰 빠르게 관련 서적을 쏟아내고 있다.
예스24에 따르면 제목이나 부제에 ‘AI 활용’이 포함된 도서의 판매량이 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2.6배 증가했다. 특히 4050세대가 주 구매 층을 형성하고 있는데 익숙한 인쇄 매체로 개념을 정리하며 학습하려는 경향이 뚜렷하다는 분석이다. 예스24 관계자는 “디지털 네이티브인 2030세대는 새로운 AI툴을 직접 활용하면서 익히는데 익숙하다”며 “반면 중장년층은 자신들에게 편한 종이 활자 매체를 통해 체계적으로 이해하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AI가 업무 전반에 영향을 미치며 직장인들의 실질적 필요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출판사들은 이러한 흐름을 감지하고 AI 실용서 출간을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 한빛비즈는 AI 활용서를 올해 5권 펴낸 데 이어 내년에는 8권 이상을 낸다는 계획이다. 박의성 한빛비즈 에디터는 “2000년대 디지털 혁명기에 정보기술(IT) 실용서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것처럼 지금도 그에 버금가는 ‘빅 사이클’이 왔다고 출판계에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입문자용 개념서와 여러 AI툴을 비교·정리한 안내서다. ‘챗GPT·퍼플렉시티·클로드·코파일럿·제미나이 다 잘함’(리코멘트), ‘된다! 하루 만에 끝내는 제미나이 활용’(이지스퍼블리싱), ‘AI 2026 트렌드&활용백과’(스마트북스) 등이 대표적이다.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 출간 몇 달 만에 개정판이 나오는 경우도 많다. 일상을 중심에 둔 ‘시켜보니 다 되는 생활 밀착형 AI’(한빛비즈)는 비전문가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업무 중심의 실전서도 빠르게 늘고 있다. 프롬프팅 기술 습득에 대한 시행착오를 줄이고 업무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려는 직장인들의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골든래빗의 ‘이게 되네’ 시리즈는 챗GPT뿐 아니라 나노바나나, 노트북LM 등 새롭게 떠오른 도구들의 실제 활용법을 다룬다. 보고서 작성, 자료 정리, 영상 제작 등 직무별 니즈에 따라 책의 방향도 세분화되는 중이다. 한빛비즈의 ‘보고서 기획서 고민없이 30분만에 끝내주는 프롬프트 책’도 비슷한 맥락에서 기획됐다. 최혜민 골든래빗 편집자는 “독자들의 진입 문턱을 낮춰주기 위해 책 출간 시점에 저자들의 동영상 강의를 함께 제공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전문 직군에서는 분야별 프롬프트 기술을 다루는 책이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AI 도입 효용성이 가장 높은 전문 분야로 꼽히는 법률 분야에서 변호사들이 직접 경험을 정리한 도서를 잇따라 내고 있다. 최근 출간된 김대호·고윤기 변호사의 ‘AI시대 계약서 검토법’(아템포), 김종엽 변호사의 ‘AI를 활용한 법률문서작성법’(박영사)은 실제 업무 흐름에 바로 적용 가능한 예시가 풍부하다. 고 변호사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계약 실무에서 AI를 활용하면 계약서 작성, 검토 시간을 크게 줄일 뿐만 아니라 리스크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AI 실용서 출간이 가장 활발한 직군은 교사다. 예스24에 따르면 올해 교사용 AI 활용서 판매량은 전년 대비 2.7배 증가했고 출간 종수는 72종에 이른다. 수업 설계, 평가 자료 제작 등 교육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가 수요를 이끌었다.
전문가들은 AI 실용서가 진입 장벽을 낮춰주는 데 도움을 줄 뿐 결국 직접 쓰고 활용하면서 능력을 키우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같은 직업군의 사례를 세미나 등에서 서로 공유하고 프롬프트 경험을 나누며 고도화할 때 비로소 ‘맞춤형 AI 활용 역량’이 생긴다는 설명이다. 고 변호사는 “AI는 시간을 줄여주는 도구일 뿐 최종 판단은 사람이 해야 한다”며 “AI가 만들어낸 결과를 검증할 수 있는 능력이 핵심이며 기본기를 갖춘 사람이 활용할 때 가장 큰 효과가 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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