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에 배운 정직함으로 방앗간 역할 현대적 확장

2024-11-26

정승준 ‘시장기름집’ 대표

주말 없이 일하던 부모님 보며

책임감과 신뢰 가치 몸소 배워

단순 노동 이상의 가치라 생각

전통 방식으로 참기름 등 제조

브랜딩·온라인 판매로 매출↑

“건강한 맛” 소리 들으면 뿌듯

가정서 배운 사랑·진정성 기반

전통 먹거리 문화 현대적 확장

이젠 전세계로 나누는 꿈 품어

◇건강을 담은 전통 철학

한국 음식의 매력은 단순히 맛에 그치지 않는다. 건강과 조화, 그리고 형언할 수 없는 특별함이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중에서도 참기름, 들기름, 땅콩기름은 한식의 풍미를 더하는 동시에 건강기능성을 갖춘 K-소스로 주목받고 있다. 들기름에 함유된 오메가-3 지방산은 학습 능력과 기억력을 증진시키고, 참기름의 리그난 성분은 강력한 항산화 효과를 발휘하며, 땅콩기름은 심혈관 건강에 도움을 주는 올레산이 풍부하다. 이러한 기능성과 풍미는 전통적인 제작 방식과 정성 어린 손길로 만들어진 결과로, 기능성 식품으로서의 가치를 더욱 증명하고 있다.

문경 점촌 중앙시장에서 만난 서른세 살 청년 정승준 대표(시장기름집)는 전통 방앗간에서 3대째 이어진 가업을 이어받아, 건강과 신뢰의 상징으로 자리 잡게 만든 주역이다. 그는 전통 방식으로 만든 참기름과 들기름을 현대적인 소비자 요구에 맞게 변화시켜 브랜드화하고, 선물용 제품으로 패키지화해 소비자들에게 선보였다. 이러한 상품화 전략은 온라인 판매로도 이어졌으며, 이를 통해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면서 매출 증대라는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냈다. 3대째 이어온 전통 방앗간은 이제 단순히 지역 시장을 넘어 전국적으로, 나아가 세계로 확장될 가능성을 가진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

그가 만들어낸 브랜드의 특별함은 단순히 품질이나 패키지에서만 비롯된 것이 아니다. 그의 전략은 대기업의 대량생산과는 전혀 다른 철학에서 출발한다. 바로 ‘가족’이다. 방앗간의 모든 과정에는 가족의 손길과 정성이 깃들어 있으며, 이 진정성이 소비자들에게 특별한 감동을 전한다.

“우리 손을 거치지 않은 제품은 절대 팔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그는 모든 공정을 가족의 정성과 손길로 완성하며 소비자들에게 전통과 품질에 대한 신뢰를 전달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저희 제품을 먹고 ‘정말 맛있다’, ‘건강해지는 기분이다’라고 말할 때 가장 뿌듯합니다. 저희는 단순히 기름을 파는 게 아니라, 정직함과 진심을 전달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정 대표는 품질만큼이나 소비자와의 신뢰를 중요시했다. 그의 제품은 단순히 맛과 품질로 평가받는 것이 아니라, 전통의 가치와 철학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나 자신에 대한 이해

20대 초반 대학 시절, 정승준 대표는 환경공학을 전공하며 인간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지속 가능한 환경에 대해 깊이 배우고 고민했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그는 자신의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으며, “내가 어떤 일에서 가치를 느낄까?”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자신이 가진 기술과 학문적 지식을 활용해 사회에 기여할 방법을 고민하던 중, 어린 시절 방앗간에서 보았던 부모님의 모습이 계속 떠올랐다고 말했다.

직장에 입사해 안정적인 생활을 시작한 후에도 그 질문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부모님이 정성을 다해 만들어내던 기름과 방앗간에서의 기억은 마음 깊은 곳에서 끊임없이 울림을 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깨끗한 기름이 환경과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깨달은 순간, 그는 지금 걸어가고 있는 길이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방향인지 다시금 고민하게 되었다.

“어린 시절 방앗간에서 부모님께 배운 것들이 지금의 저를 만든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어요. 실생활 속에서 느끼고 배운 점들이 대학에 진학한 후에도 제 탐구 분야를 정하는 데 큰 영향을 줬죠. 결국, 제 진로와 삶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정승준 대표는 이어 말했다. “저에게 ‘나 자신에 대한 이해’란, 단순히 머릿속에서 떠올리는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었어요. 성장 과정 속에서 경험하고 배운 것들을 돌아보고 그 속에서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필자가 만난 많은 청년들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다고 털어놓는다. 그들은 자신을 찾는 여정이 마치 멀리 있는 허상처럼 느껴진다고 하소연한다. 이에 대해 정승준 대표는 행복과 특별함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채 가까이에 머물러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별함이란 먼 곳에서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에 숨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청년들에게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고 그 안에서 스스로의 가치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통찰은 정 대표 자신의 경험에서도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린 시절 방앗간에서 부모님의 정성과 철학을 직접 경험하며, 단순한 노동을 넘어 가족의 정성과 특별함이 담긴 일을 통해 삶의 본질적인 가치를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가까이에 머물러 있던 소중한 경험들이, 그의 내면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고 진로와 삶의 방향성을 정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이다.

◇가정에서 배운 가치, 새대를 잇는 힘

정승준 대표에게 있어 가정은 단순한 생활의 공간이 아니었다. 그에게 있어 가정은 진심 어린 사랑과 관심이 스며들어, 그에게 삶의 방향성을 제시해준 원천이었다. 어린 시절 방앗간에서 부모님이 기름을 만드는 모습을 보며 그는 정성과 신뢰의 가치를 몸소 배웠다.

“부모님이 방앗간에서 기름을 만드시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주말도 없이 일하시며 하나하나 정성을 다해 기름을 짜시는 모습을 보면서, 어린 마음에 왜 그렇게까지 하시는지 이해가 안 될 때도 많았어요. 하지만 그 태도가 단순한 노동을 넘어 삶에 대한 책임감과 진정성을 보여준다는 것을 나중에 깨달았습니다. 그 모습이 제가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고민할 때마다 중요한 기준이 되어주었습니다.”

그에게 방앗간은 단순히 기름을 만드는 장소를 넘어 세대를 연결하는 의미 있는 공간이었다. 부모님이 보여준 성실함과 진정성은 그의 가치관에 깊은 뿌리를 내리며, 단순한 노동을 넘어선 책임감과 특별함을 일깨워주었다.

가정에서 배운 교훈은 그에게 단순한 추억이 아니라, 현재의 자신을 이끄는 나침반 같은 존재였다. 그는 이 가르침을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며, 세대를 잇는 한국 전통의 본질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가족의 사랑으로 배운 정직과 신뢰, 그리고 전통의 가치

정승준 대표의 이야기는 단순히 가업을 잇는 한 청년의 성공담이 아니다. 그는 한국 전통 먹거리 문화의 진정성과 철학을 현대적으로 확장하며, 세대와 세대를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 문화, 특히 먹거리 문화의 확산은 단순히 기술이나 상품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 정직함, 그리고 우리 삶의 본질을 담아내는 진정성에서 비롯된다.

그의 방앗간은 단순히 기름을 만드는 공간이 아니다. 그곳에는 부모님의 정성과 철학, 그리고 세대를 잇는 사랑이 담겨 있다. 정 대표가 가정에서 배운 정직과 신뢰, 그리고 가치를 지키려는 태도는 단순히 제품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들에게 가족의 마음을 전달하며 한국 전통의 본질을 알리는 중요한 과정이 되고 있다.

“제가 만드는 참기름과 들기름은 단순히 한 병의 기름이 아닙니다. 그 안에는 가족의 이야기가 담겨 있고, 우리의 전통이 녹아 있습니다. 이 가치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정 대표는 자신을 이해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바로 가정에서 배운 사랑과 진정성이라고 강조한다. 무엇이 중요한지, 어떤 일을 통해 세상에 기여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했던 시간들이 지금의 그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그 모든 것의 뿌리는 어린 시절부터 몸소 경험한 가족의 정성과 가치에 있었다.

그는 한국 전통 먹거리 문화를 세계로 알리는 길이 단순한 상업적 성공이 아니라, 가족의 정성과 사랑, 그리고 한국의 철학을 담아내는 의미 있는 일이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정 대표의 말처럼, 이런 가치를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나 자신에 대한 깊은 이해와 세대를 잇는 사랑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저는 부모님으로부터 이런 가치를 배울 수 있었기에 정말 행운아라고 생각합니다. 이 가르침을 다음 세대와, 더 나아가 전 세계 사람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정승준 대표의 이야기는 한국 전통의 가치가 단순한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세대를 넘어 세계로 확장될 수 있는 현재와 미래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의 노력은 단순히 제품의 생산과 판매를 넘어, 세대와 세대를 연결하며, 한국 전통 문화의 진정성을 세계에 전하는 중요한 원동력이 되고 있다.

그의 방앗간은 이제 단순히 지역의 전통을 지키는 데 머무르지 않는다. 그것은 가족의 사랑과 진정성, 그리고 세대를 이어주는 가치를 담아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다. 정 대표의 노력은 한국 전통의 진정성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가며, 그가 이어가는 노력은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줄 것이다.

이미나 (청년활동연구가/ 교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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