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쓰레기, 예술이 되다…김영봉 개인전 '눈에 밟히다'

2024-10-10

갤러리 숨 기획전시 '눈에 밟히다' 26일까지

바다에서 수거한 정체불명 쓰레기 예술작품으로 탈바꿈

전시장에 들어서자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작품 재료 대부분이 정체불명의 ‘쓰레기’로 만들어졌고, 그 쓰레기가 예술작품으로 탈바꿈해 낯선 경험을 선사한다.

오는 26일까지 갤러리 숨(관장 정소영)에서 열리는 기획전시 김영봉 개인전 ‘눈에 밟히다’는 바닷가에서 수거한 쓰레기가 만들어낸 이야기다.

작가는 환경 위기에 직면한 오늘날의 상황을 조명한다. 해변에서 주운 플라스틱병과 뚜껑, 유리병, 나뭇조각, 버려진 그물 등을 예술의 언어로 표현하고 옮겨 우리 사회의 불안정한 단면을 함축적으로 아우르고, 절실한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점이 인상 깊다.

김 작가는 작업노트를 통해 "오랜 시간 인류는 지속적으로 자연환경을 훼손하고 파괴함으로써 이제까지 진화해 온 안정적인 환경과는 전혀 다른 환경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며 "우리는 청결한 삶을 살고자 할수록 자연은 더 오염되고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전시를 통해 단지 자연보호를 역설하고나 지구 위기에 대한 경각심만을 강조하지 않는다.

인정하기 싫어도 누군가는 균열을 가해야 하고, 눈에 밟혀 두고 온 것들을 저 아래에서 끄집어 올려야 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음을 인식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작업 태도는 현재 마주하고 있는 ‘인류세’에 대한 자성적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고립에서 공존으로 이행되는 예술이 과연 무엇인지 관람객들에게 질문한다.

김영봉 작가는 군산대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 미술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그동안 ‘버릴 것 없는 전시’, ‘우연의 시차’, ‘우연한 물음’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한편, 갤러리 숨은 40대 이후 작가들을 응원하기 위해 '당신을 초대합니다' 기획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김영봉 개인전 '눈에 밟히다'는 하반기 두 번째 전시 일정으로 갤러리 숨은 오는 12월까지 기획전시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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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 parkeun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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