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자원 화재·이진숙 체포 등에 집중하지만
내년 지방선거 대비 ‘외연확장’ 전략은 부족
당 일각 “장동혁, 극우 손절이 우선” 목소리도

최근 국민의힘이 추석을 앞두고 민심을 잡기 위해 장외집회·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 등으로 원·내외에서 대여투쟁에 나섰으나 당 안팎에서는 기대만큼의 여론 반전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장은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와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 논란,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체포에 집중하는 모양새지만 내년 지방선거에 대비한 외연확장 전략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없이 중도층 표심 확보는 불가능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 일각에서는 최근 장외 집회의 실효성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장외 집회의 화력이 예상보다 부족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계엄으로 인해 여야가 뒤바뀐 상황에서 야당 탄압 구호가 중도층의 공감을 얻을 수 있겠냐는 의구심도 제기됐다. 당 지도부가 ‘모든 법안 필리버스터’를 언급한 것도 국민의 피로감만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소폭 하락했지만 여야에 대한 근본적인 여론 지형 변화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은 당장은 국정자원 화재와 김 부속실장 논란과 관련해 정부·여당에 집중 공세를 가하며 여론전을 펴는 모양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지난 3일 “공무원들이 사태 복구를 위해 연휴를 반납하면서 비상 근무를 하고 있고, 그런 가운데 담당 공무원이 사망하는 비극까지 일어났다”며 “이런 상황에 대통령 부부께서 TV 예능프로그램에 나와 웃으며 박수치는 모습을 비추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고 사태수습을 위해 땀 흘리고 있는 공무원들과 불편을 겪고 있는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부속실장에 대해서도 국정감사에 출석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 실장이 국정감사를 피하고자 총무비서관직에서 제1부속실장으로 직을 옮긴 것으로 보고 중앙부처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 등에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다만 내년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는 만큼 정부·여당의 실책에 기댄 반사효과만 노릴 수는 없는 상황이다. 당 지도부는 앞으로도 장외집회를 통해 대여 투쟁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지만 곧 국정감사가 진행되는 만큼 당분간은 중단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당내에서 장외 투쟁의 다음 카드는 무엇이냐는 의구심도 나오는 만큼 당 지도부의 지방선거 전략에 대한 고심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당 일각에서는 장 대표가 극우 세력과 손절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장 대표의 핵심 지지층이 이른바 ‘윤어게인’ 세력인 만큼 이들과 분명하게 선을 긋지 않으면 지방선거에서 중도층의 표심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한 전직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에게 트라우마를 남긴 윤석열과 단절하지 않고 국민의 마음을 얻기는 불가능할 것”이라며 “당이 전반적으로 극우화된 상황이라서 내년 지방선거까지는 이대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한 국민의힘 당직자는 “지금은 보수가 분열된 상황이라서 일단은 반이재명 기치로 단결하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