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60분’ 위기의 50대, 나는 구직자입니다···‘청년→중년’ 노량진의 바뀐 풍경

2025-01-31

31일 오후 10시 KBS1 ‘추적60분’은 1398회 ‘위기의 50대, 나는 구직자입니다’가 방송된다.

지난해 말, 은행을 비롯한 일부 대기업들이 구조조정을 이유로 희망퇴직을 신청받았다. 이 희망퇴직의 대상자는 대부분 50대. 우리나라의 법정 정년퇴직 나이는 60세이지만 조사에 따르면 생애 주요 직장에서 퇴직한 평균 나이는 50.5세였다.

1차 베이비붐 세대였던 60대들의 퇴직 이후, 50대들이 정년을 채우기도 전에 회사를 나오고 있다. 1965년생부터 1974년생까지 954만 명에 달하는 2차 베이비붐 세대들. 이들에게 퇴직이라는 위기가 찾아왔다.

짧게는 10년, 길게는 20년 넘게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새 회사에 들어가야 하지만 50대의 구직자를 반기는 회사는 많지 않다. 끝나지 않는 자녀 양육과 부모 돌봄 사이에서 노후 준비는 꿈도 꾸지 못한다는 50대들. 그들에게 실직은 단순한 일자리가 아닌 가정의 위기와 사회적 소외를 뜻한다. 냉혹한 취업 시장에서 던져진 50대들의 구직기를 ‘추적60분’이 동행했다.

올해 58살인 김억규씨는 지난 2023년 말 다니던 회사에서 퇴직했다. 이후 50곳이 넘는 기업에 이력서를 냈지만 아직까지 단 한 번의 서류통과도 없었다. 과거 삼성전자에 엔지니어로 입사해 그룹장까지 승진한 후 타 회사로 이직, 2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았던 김 씨. 중소기업은 물론 중고매매 애플리케이션인 당근에까지 이력서를 올리며 구직 중인 그에게는 책임져야 할 가족들이 있다.

퇴직금으로 대학에 다니는 자녀의 교육비와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는 그는 살고 있는 집도 내놓았다. 안정적인 수입도 수입이지만 아직은 젊은 나이, 김억규 씨는 본인의 경험과 능력이 쓰일 곳을 찾고 있다.

“처음 퇴사했을 때만 해도 금방 일을 구할 줄 알았어요. 중소기업이 성장하는 데 이바지하고 싶어서 급여 상관없이 제가 잘하는 분야에 집중적으로 이력서를 냈죠. 그러나 나이 때문인지, 높은 과거 이력 때문인지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어요” (김억규씨 인터뷰 중)

50대의 대부분은 자녀 양육 혹은 부모 돌봄 중인 가장이다. 2024년 한 조사에 따르면 2차 베이비붐 세대 인구 중 78.8%가 자녀 또는 부모를 부양하고 있었다. 이중부양으로 이들이 지출하는 금액은 월평균 약 164만 원이었다. 누구보다 고정적인 수입과 일자리가 필요한 50대, 그들의 취업은 왜 힘든 것일까?

한국은행이 전망한 올해 경제성장률은 1.7% 이하. 내수시장 침체와 경기 불황으로 기업들의 투자가 위축되면서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취업자 증가 수도 2023년의 절반에 그쳤다. 특히 50대 구직자들이 많이 찾는 도소매업, 건설, 제조업 등에서의 취업자가 급감했다.

새벽 4시, 서울 구로역에 위치한 남구로 인력시장을 찾은 제작진. 이백여 명의 건설현장 일용직 노동자들이 일할 곳을 찾아 모여들지만 갈 수 있는 건설현장은 많지 않다.

경기도 안산시의 한 공사현장에서 만난 신정훈(51, 가명) 씨는 5년 전까지만 해도 금형 기술자였다. 코로나19 이후 닥친 불황으로 20년 넘게 다닌 회사가 어려워지자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학원에서 형틀 기술을 배워 목수가 된 그는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전 직장보다 수입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경기침체 때문에 자녀 교육비를 걱정해야 할 처지다.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노량진의 학원가. 공무원을 준비하는 젊은이들로 붐볐던 이곳에 최근 가방을 멘 중장년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퇴직을 앞두고 있거나 앞으로 할 예정인 50대들이 정년이 없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아 자격증 시험에 도전하고 있다. 주택관리사와 각종 중장비 자격증을 준비하는 50대에게도 미래는 불안하기만 하다.

50대들이 응시하는 자격증 중에는 타일기능사 자격증이 있다. 타일 기술만 있으면 정년 없이 언제든 일할 수 있다는 타일 시공 기술. 하지만 자격증을 딴다고 모두가 돈을 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타일 학원을 수료하고 작년에 자격증을 취득한 이정구(51, 가명) 씨. 그는 20년 넘게 다닌 회사에서 희망퇴직을 한 뒤 타일 기술을 배웠다. 하지만 여러 명이 함께 작업하는 타일 시공은 인맥이 중요하다 보니 아직 현장에서 뛰지 못하고 함께 일할 팀을 찾고 있다.

정년도 채우기 전에 회사를 나와 제대로 된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저임금, 비정규직에 종사할 수밖에 없는 50대들. 많은 경험과 숙련된 노동력을 가진 이 노동력을 적재적소에 쓰는 것이야말로 심각한 인구감소와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한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를 위해 60대 정년퇴직 보장과 나아가 정년의 연장 혹은 폐지, 정년 후 재고용 등의 대안이 제시되고 있다. 경기도 안성의 한 약품 포장지 제조 회사는 정년을 폐지하자 공장의 불량률이 낮아졌다고 한다. 69세인 공장 직원은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공장에 다닐 것이라고 말한다. 정년을 폐지하고 회사의 이익을 늘린 비결은 무엇일까?

경기 침체와 구조조정 위기 속에서 어떻게든 가족을 위해 구직 전선에 뛰어든 2차 베이비붐 세대(50대) 가장들. 사회의 일원으로 다시 한번 자리 잡기 위한 그들의 치열한 노력과 이른 퇴직의 문제점을 진단해 보는 ‘추적60분’ 1398회 ‘위기의 50대, 나는 구직자입니다’편은 2025년 1월 31일 금요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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