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노조 "M&A로 근로조건 악화 우려"
"투기적 사모펀드에 의한 기술 유출 막을 것"
영풍 노조 "회사의 고용 보장 약속 믿어야"
"경영진 교체, 근로조건에 악영향 미칠 가능성 낮아"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과 영풍 노동조합도 각각 입장을 밝혔다. 고려아연 노조가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의 M&A 시도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낸 반면, 영풍 노조는 "자본간 다툼에 휘말릴 필요는 없다"며 결이 다른 반응을 보였다. 두 회사 노조의 공식 입장은 17일 같은 날 나왔다.
이날 고려아연 노조는 회사의 경영권이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에 넘어간다면 근로조건 악화가 우려된다며 M&A에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고려아연 노조는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 훼손' 가능성도 제기하면서 현 경영진인 최윤범 회장 측에 힘을 실었다. 이와 달리 영풍 석포제련소 노조는 "(회사가 약속한) 고용 보장 의지를 믿고, 자본간 경영권 분쟁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고려아연 노조는 입장문을 통해 "사모펀드와 실패한 기업의 행위로 근로자의 권익이 침해받아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과 ESG 경영이 훼손돼선 안 된다"며 "고려아연의 핵심 기술이 투기적 사모펀드의 이익 회수 수단이 되거나 해외로 유출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풍 석포제련소 노동조합 강철희 위원장은 "양사는 노동자 권익 보호와 공동 번영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경영진 교체로 근로조건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고 부연했다.
한편 고려아연 측은 영풍 측 M&A 시도에 대한 회사 임직원들의 인식을 묻는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에 따르면 고려아연 임직원들은 M&A 반대 이유로 ▲고용, 급여, 복지 등 근로조건 악화 ▲인력 감축과 구조조정으로 인한 노사 대립 등을 꼽았다.
회사 측은 "응답자의 91.4%는 경영진 교체 시 ESG 경영에 차질이 생기고, 환경 보호 및 사회적 책임 이행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다수 임직원들이 M&A에 반대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