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선고 O월O일"... 가짜뉴스 살포 사이트, 방통위도 방심위도 '노터치'

2025-04-03

‘가짜뉴스 생성기’를 통해 온라인에 가짜뉴스·허위조작정보를 확산하는 사이트가 현행법 미비를 틈타 영업을 계속하고 있어 주목된다. 관련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나 불법 유해정보를 심의하는 독립기구 방송통신심의위는 불법 콘텐츠가 아닌 이상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사이트는 지난달 14일에는 ‘[속보], 헌재 17일 오전 11시 탄핵심판 선고’라는 제목의 가짜뉴스를 확산해 큰 논란을 일으켰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일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이 가짜뉴스는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을 비롯한 각종 SNS을 타고 급속히 확산됐다.

뉴스처럼 보이는 이 글을 눌러 링크를 타고 들어가면 “헌법재판소는 오는 17일 오전 11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에 대한 최종 선고를 내린다”는 내용의 챗 GPT가 작성한 본문이 나온다. 그러나 본문을 내리면 “당신은 낚시 뉴스에 당하셨습니다”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가짜뉴스 생성기’를 통해 제작된 가짜 기사였던 것이다.

해당 사이트는 ‘니온 뉴스’로, 가짜뉴스 생성 방법은 간단하다. 홈페이지에 접속해 ‘뉴스 만들기’를 클릭하면 ‘가짜뉴스 생성기’가 뜬다. '새로운 가짜뉴스 만들기'에서 뉴스 제목을 입력하고 뉴스 앞머리([속보], [단독], [종합], [NEWS])를 선택한다. 기사 이미지를 클릭한 후 낚인 친구에게 한마디에 멘트를 적으면 완성된다.

이렇게 생성된 뉴스의 조회 수가 1,000명 이상이 되면 5만 원 상품권도 보내준다고 설명이 돼 있다.

이런 식으로 N사의 생성기를 통해 만들어진 가짜뉴스 중 2일 기준 최근 가장 많은 사람을 낚은 랭킹뉴스 순위 1위는 2025년 1월 9일자 <[속보] 당정, 31일 임시공휴일 추가 지정 검토…역대 최고 연휴 되나?>로 1만1500회가 넘었다.

2위는 2025년 4월 1일자 <[단독] 4월 5일(토) 식목일 공휴일지정으로 4월 7일(월) 임시공휴일 확정>로 조회수는 4200회 이상이었다.

3위는 2천회 이상 조회수를 기록한 2025년 3월 14일자로 생성된 <[속보] 헌재 17일 오전 11시 윤석열 탄핵 심판 선고> 제목의 가짜뉴스였다.

이 밖에도 <[속보] 4월 4일 (금) 탄핵선고일 지정으로 임시 공휴일 확정>, <[속보] 프로야구 기아타이거즈 카카오에 매각>, <[속보] 떠오르는 신예 박OO 선수, 인터뷰 중 ‘교제 중인 동성 연인 있어’… 세간 ‘화들짝’>, <[속보] 트럼프 "5년안에 알트코인은 없어질 것">, <[속보] 中, TSMC 대만 공장 대규모 폭격(2보)>, <[속보] 김OO 자택에서 사망>과 같은 가짜뉴스들이 랭킹 순위에 들었다.

해당 사이트에서 만들어낸 가짜뉴스들 중 누적 조회 수가 많은 것은 6백만 이상을 기록한 것도 있다. 장난스러운 내용도 있지만 특정 유명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을 비롯해 외교·경제적으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민감한 내용의 가짜뉴스도 여럿 눈에 띈다. 이 사이트는 해당 가짜뉴스를 영어 등 외국어 자동번역으로 공유할 수도 있게 해놨다.

해당 사이트는 누구나 회원 가입 없이 기사를 만들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법원 영장을 통해 문제가 제기된 기사가 아닌 기사를 작성자가 임의로 삭제하려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기사 삭제 비용으로 해당 사이트 운영자는 일반 삭제 5만원(입금일 기준 30일 뒤 삭제), 즉시 삭제 10만원(입금일 기준 24시간 이내 삭제)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구글 검색 결과 삭제 비용으로 5만원을 제시했다.

이 사이트 이용약관에는 “이용자가 자사의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발생하게 되는 모든 유무형의 피해와 타인에 끼치는 피해, 명예훼손, 사회적인 영향, 모든 불이익 등에 대해 배상할 책임이 전혀 없다. 위 모든 피해에 대한 책임은 뉴스 생성기를 이용하고, 직접 내용을 작성한 이용자에게 전적으로 있음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된다”, “뉴스 생성기에 올라온 모든 뉴스 및 개별 기사들에 대한 사실여부를 당사에선 알 수 없으며, 기사 작성으로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해당 기사를 직접 작성한 개별 당사자들에게 있다” 등으로 모든 책임을 전적으로 이용자들에게 돌리고 있다.

문제는 이런 가짜뉴스를 확산하는 사이트를 제재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특히 완성된 가짜뉴스 아래에 작은 글씨로 “위 기사 본문은 chatGPT가 작성하였으며, 등장하는 모든 인물, 이름, 집단, 사건은 허구이며 실존하는 것들을 기반으로 하지 않았음”이라고 적시해 법적 위험을 회피하도록 장치했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콘텐츠의 불법성 여부를 행정부인 방통위가 결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 또 “해당 사이트의 사업 비즈니스 모델이 안 좋기는 하지만 챗GPT가 작성했고 100% 허구라는 사실을 적시해서 불법성을 판단하기 애매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방송통신 콘텐츠를 심의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심의위)에서도 심의위원들이 심의를 통해 결정하는 것이라 해당 사이트 불법 여부를 잘라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실제 방통심의위는 해당 사이트의 불법성 여부를 질의하자 “위원회는 해당 사이트(니온뉴스,www.snsmatch.com/news)에서 유통된 게시물에 대해 명예훼손에 해당됨을 사유로 2022년에 시정요구(해당 정보의 삭제)로 의결한 바 있다”고 공식 라인을 통해 답할 뿐이었다. 이 사이트와 생산 콘텐츠의 유해성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또 방통심의위 답변에 따르면 해당 사이트가 수많은 가짜뉴스와 허위정보를 확산함에도 지금까지 단 한 건 제재에 그친 셈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은 분분했다. 오픈넷의 손지원 변호사는 “언론사를 사칭하지 않았고 화면 자체에 낚시뉴스라고 적시해, 이 사이트를 이용해 가짜뉴스를 만들고 유포한 사람들이 1차적으로 업무방해나 명예훼손으로 처벌받을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다만 “사이트 자체에서 자동유포 기능을 제공하여 유포한다면 운영자가 유포 주체가 되어 일정 부분 책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손 변호사는 “가령 피해자들이 위 사이트 운영자에게 게시 URL을 특정하여 삭제 요청을 해서 그 특정 게시물의 불법성 여부를 인지했음에도 삭제를 안 해준다면 명예훼손이나 업무방해의 방조범으로서의 책임은 질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 변호사는 해당 사이트가 가짜뉴스 삭제 시 돈을 요구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일종의 계약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그 자체로는 처벌이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손 변호사는 “1차적으로 (그 문제는) 이 프로그램을 사용할 때 제공자와 이용자 간 계약의 자유 부분”이라며 “프로그램 이용 시 명시적으로 고지가 되었고 작성자들이 그 점에 동의하고 이용한 것이라 일종의 계약을 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다만 삭제에 돈을 요구하는 것 자체는 불법이 아니나 해당 게시물에 업무방해나 명예훼손의 불법이 있다면 이용자건 피해자건 불법물이라 신고해 삭제요구를 했는데 그 게시물의 불법성을 명백히 인식하고도 들어주지 않았다면 방조범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자유법치센터 장달영 변호사는 “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 2항은 ‘자기 또는 타인에게 이익을 주거나 타인에게 손해를 가할 목적으로 전기통신설비에 의하여 공연히 허위의 통신을 한 자는 3년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돼 있다”고 설명했다.

장 변호사는 “가짜뉴스 생성기 사이트에서 가짜뉴스를 만들어 확산토록 하는 것은, 일단 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 제2항에 저택될 소지가 크고, 그것으로 인해 이익을 받는다면 사이트 운영자나 또는 그 글을 올린 사람이 법 위반을 처벌받을 수 있다”고 했다.

한편, 가짜뉴스 생성기를 운영 중인 해당 사이트 ‘니온 뉴스’ 대표 서 모씨에게 질의하고자 고객센터 연락처로 수차례 전화했지만 받지 않았다. 이메일로 질의서를 보냈지만 메일 수신확인이 됐음에도 답변은 오지 않았다.

※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NGO저널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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