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선거관리위원회 구성
연말까지 차기 회장 선출키로
비대위는 현 회장 이미 ‘추대’
한인회 “불법모임…인정 못해”
새해 오렌지카운티에 두 개의 한인회가 출범할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OC한인회 이사 19명(위임 6명 포함)은 지난 21일 가든그로브의 개나리본가 식당에서 긴급 이사회를 열어 제29대 한인회장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를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선관위는 OC한인상공회의소 회장을 지낸 이태구 위원장과 김경자, 폴 최, 이승국, 정철승, 최재석씨 등 한인회 외부 인사 6명, 수잔 김, 오미애, 조앤 김씨 등 한인회 내부 인사 3명, 총 9명으로 구성됐다. 선관위원 중 폴 최씨는 24일 개인 사정으로 사퇴한다고 본지에 알려왔다.
선관위는 23일 OC한인회관에서 모임을 갖고 오는 30일(월) 오전 11시부터 정오까지 가든그로브의 OC한인회관에서 차기 회장 후보 등록을 받고 31일(화) 오전 11시에 같은 장소에서 간접 선거를 치르기로 했다. 선거 등록금은 2만5000달러다.
이태구 위원장은 “시행 세칙에 따라 이사들과 한인회 고문단(전직 회장), 자문단(단체장)이 비밀 투표로 회장을 선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관위가 선거를 통해 회장을 뽑으면 2개의 OC한인회가 존재하게 된다. OC한인회 비상사태 수습위원회(위원장 대행 타이거 양, 이하 비대위)는 지난달 12일 조봉남 현 28대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추대했다. 〈본지 11월 15일자 A-15면〉
조 회장은 24일 본지와 통화에서 “이사회 회의와 선관위 구성 모두 애초에 불법”이라고 규정했다. 조 회장은 “올해 들어 회비를 납부한 이사는 날 포함해 단 3명인데 이 중 한 명도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나머지 인원은 회비를 내지 않아 정관에 따라 이사 자격을 상실했다. 게다가 지난 10일 비대위 회의에서 피터 윤 이사장을 해임하고 이사회에서 제명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또 비대위가 가동 중인 상황에선 이사회의 기능이 정지된다. 이사 자격이 없는 이들이 모인 불법 회의이기 때문에 어떤 결정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피터 윤 이사장은 언론 매체들에 게재한 광고를 통해 자신이 위원장 대행을 맡았던 1기 비대위가 한인회 내부 문제들을 조사하기 위해 지난 6월 18일 조 회장 직무 정지 결정을 내렸으며, 이사회에 의해 구성된 1기 비대위와 달리 7월 1일부터 현재까지 활동 중인 2기 비대위(위원장 대행 타이거 양)는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고 구성돼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또 긴급 이사회에서 조 회장과 불법 비대위에 참여한 이사 전원을 21일자로 한인회의 모든 직책에서 해임하고 제명하는 한편, 한인회에 대한 외부 감사를 의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OC한인회 전직 회장들의 모임 오한회(회장 안영대)와 OC한인 단체장,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OC한인회 정상화 추진위원회(공동 대표 노명수·안영대·김종대·이태구·정철승, 이하 한추위)는 비대위가 조 회장을 추대한 것이 회장을 선출하도록 규정한 한인회 정관에 어긋난다며 선거를 통해 차기 회장을 뽑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서명 운동을 벌여왔다. 〈본지 12월 10일자 A-12면〉
당장 내달 1일부터 2개의 제29대 OC한인회가 출범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지만 갈등의 주체들은 물러설 기색을 보이지 않고 있다. 게다가 한인회, 오한회와 한추위, 한인회 이사회 측 모두 필요하면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란 입장을 표명하고 있어 한인회를 둘러싼 논란은 해를 넘겨서도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임상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