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뜨거운 더위에 숨이 조금씩 차오르는 시기다. 이렇게 또다시 여름이 찾아왔다는 것을 체감하며, 한 해의 마무리를 향해 부지런히 달려간다. 또 상반기 공채 시기가 어느덧 마무리되고 누군가에게는 또다시 다가온 아쉬움과 절망의 시기일 것으로 생각한다. 청년들의 취업난과 실업률, 청년들의 삶이 어렵다는 소식은 취업을 앞둔 인물로써 품고 있던 일말의 희망마저 풀썩 주저앉게 한다.
이러한 배경 속, 전국의 많은 청년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보장해 주겠다고 말할 때 거부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창업을 꿈꾸거나, 본인만의 특별한 목적의식이 있는 일부를 제외하면 양질의 일자리를 준다는 제안에 모두 ‘예’를 외칠 것이다. 현실은 어떨까? 마냥 낭만적으로 바라볼 수 없는 상황이다. 기본적으로 기업에서 요구하는 스펙이 마련돼야 취업할 수 있는데, 이 스펙을 쌓는 것조차 쉬운 일이 절대 아니다. 오죽하면 금보다 인턴 기회가 더 귀하다는 의미의 ‘금턴’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들려올까.
이러한 배경 속, 몇 년간 청년(15세~29세) 니트족(NEET, 일정 기간 노동을 하지 않고 노동할 의지도 없는 사람)의 감소세는 쉬이 보이지 않는다. 물론 한국고용정보원에서 공개한 2022년 기준 자료를 살펴보면 18.3%의 수치를 기록하며 소폭 하락하긴 했다. 이후 자료가 없다는 점이 아쉽지만 그렇다고 3년 사이에, 눈에 띄는 변화를 기대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이때 청년들이 일을 할 의지가 없다는 이유로, 그 문제의 원인을 오로지 개인에게 넘기는 것은 옳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청년들이 일하지 않겠다는 결단을 내리게 된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오래 걸리더라도 차근차근 뿌리부터 고쳐나가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언젠가 본인의 문제로 번질 수 있는 부분이고 당장 내 친구, 그리고 내 가족의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기에 그저 ‘그렇구나’하고 가벼이 넘겨서는 안 될 것이다.
본론으로 다시 돌아와 현재 청년 일자리 문제에 닥친 또 하나의 난관은 서울, 그리고 대도시로만 모이는 지역 불균형이라는 고질병이 있을 것이다. 주변에 있는 친구들에게 졸업하고 어느 지역에 취업하고 싶냐는 질문을 던지면 하나같이 서울과 같은 대도시로 떠나고 싶다고 말한다. 이때 대도시로 떠나려고 하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인프라에 달려있다. 퇴근 후 문화·체육·소비 등 휴식을 충분히 취할만한 공간이 청년의 관점에서 지역 내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였다.
일각에서는 “눈을 낮추면 취업할 곳은 많다”라며 청년들의 어려움에 깊이 공감하지 못한다. 물론 몇몇 청년들이 기업의 규모나 급여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누구나 좋은 위치‧복지‧대우를 보장해 주는 곳에 이끌리는 것은 순리다. 소위 ‘좋은 직장’이라고 불리는 곳에 가고자 하는 청년들을 마냥 허례허식한 인간으로 치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지역을 막론하고 청년 일자리 문제는 매번 언급되는 단골손님이다. 하지만 꾸준히 해결되지 않는 난제다. 지금 이 시기에 필요한 것은 마치 청년들을 위하는 듯한 그럴싸한 정책을 내놓는 탁상공론이 아니다. 또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를 따지며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해서는 안 될 것이다. 청년들이 살기 좋은 ‘일부 지역’, 청년들이 가고 싶은 ‘일부 기업’이 아닌 효율성 있는 자원 배분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예령 전북대신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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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제로 남은 청년 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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