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을 방문 중인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미 측에 상호관세 면제 또는 적어도 주요국에 비해 비차별적인 대우를 채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미 정부는 우리에 농축산물에 대한 위생 및 검역(SPS)에 대해 시정할 게 많다고 말하고 플랫폼법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본부장은 14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 주미대사관에서 연 특파원 간담회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나 자우무역협정(FTA)로 우리의 비관세조치도 상당 수준으로 해소되거나 관리되고 있으며 양국간 교역이 양적, 질적으로 확대돼 왔음을 적극 설명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정 본부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연설에서 '한국의 관세 4배' 언급에 대해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이를 근거로 상호관세가 고려돼서는 안 됨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도 한미FTA로 양측 관세가 0%에 가까운 수준임을 인식하고 있었다"며 "한미FTA 유용성에 공감하며 관세 조치 등에 대한 실무 협의를 지속, 합리적이고 상호 호혜적인 진전 방안을 모색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12일부터 미국이 모든 수입산 철강, 알루미늄 및 파생상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가운데 정 본부장은 "우리 철강 수출이 미국 산업안보에 위험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미국에서 생산이 부족한 품목의 공급을 통해 공급망 안정화와 하방산업 경쟁력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며 "철강 관세 면제 필요성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한미 교역 불균형에 대한 미측의 우려에 대해 정 본부장은 "대미 투자에 따른 현지 생산 확대, 에너지 수입 확대 등을 통해 양국간 교역 불균형 문제가 점진적으로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그리어 대표와의 회담에서는 미국은 "농업에 있어 SPS와 관련해 시정할 게 많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미국이 우리가 미국산 소고기를 수입할 때 위생 및 검역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할 것이라고 예상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아울러 미국은 디지털통상, 온라인플랫폼법 등을 포함해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우리 측에 보여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우리 공정거래위원회는 온라인플랫폼의 독과점 문제를 시정하기 위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개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미국은 이로 인해 자국 빅테크가 피해를 입고 중국 등은 규제 대상에서 빠져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