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돌담은 사랑이어라···생사가 오간 남편이 쌓은 돌담, 30년 세월이 담긴 가족 이정표로

2025-10-05

10월 6일부터 10일까지 오전 7시 50분 KBS1 ‘인간극장’은 ‘돌담은 사랑이어라’편이 방송된다.

# 당신이 있어 다행이야, 덕매와 복심

새벽 3시부터 헤드 랜턴을 끼고 고추를 따는 김덕매(82), 박복심(74) 부부. 집에 돌아와서는 고추 꼭지를 다듬고 손질한 고추를 씻어 말리느라 하루가 다 간다. 사이사이 짬을 내, 논과 밭에 약을 치고 배추 심고, 풀 베고, 날마다 일도 많은데. 올해로 55년을 해로한 부부는 그 많은 일을 평생 함께해 왔다. 그런데 무거운 짐을 옮기고 몸을 쓰는 일은 전부 아내, 복심 씨의 차지. 작년에 생사가 오갔던 남편을 위해서란다.

3년 전, 트랙터에서 떨어져 고관절이 부러졌던 덕매 씨. 무사히 퇴원하고 일상으로 돌아오는가 싶더니 작년엔 뇌수술을 받고 가족들도 몰라봤다. 자식들은 아버지가 병원 신세를 지는 동안 번갈아 가며 병간호했고, 장남 경섭 씨(43)는 곁에 딱 붙어 대소변까지 받아냈다. 가족들의 지극한 간호를 받으며 덕매 씨는 6개월 만에, 병상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 그런 남편이 살아 돌아온 것만으로도 복심 씨는 고맙기만 하다.

# 언제나 돌아가고픈 우리의 고향

6남매 중 다섯째이자 장남, 경섭 씨(43)는 주말만 되면 부모님 집을 찾아와 일을 돕는다. 어쩌다 못 오면, 천재지변일 정도. 둘째, 미애 씨(50)는 틈틈이 장 봐다가 냉장고를 채워드린다. 심지어 반찬까지 싸 들고는, 하루가 멀다고 다녀간다. ‘김 피디’로 통한다는 셋째, 효정 씨(47)는 올 때마다 부모님 사진을 찍어 몇십 개나 되는 앨범을 만들어드렸는데.

다른 자식들도 휴가철만 되면 부모님 계신 고향에 어김없이 찾아온다.

6남매 배 곯리지 않으려 성실히 살아온 부모님. 그 듬직한 뒷모습을 보고 자란 자식들은 부모님이 세상에서 제일 존경스럽고, 한편으론 애틋하다. 지금도 자식들 주겠다고 감나무 아래 풀을 베고 옥수수, 감자, 배추 철철이 심고 거두느라 고생하시는 부모님 생각에 짬만 나면 고향으로 달려온다.

# 30년, 아버지의 인생이 담긴 ‘아버지의 돌담’

30년 가까이 쌓아 올린 돌담. 그 대망의 끝이 다가왔다. 이 뜻깊은 날을 그냥 넘어갈 수 있나. 사위, 며느리에 손주들까지 온 가족이 고향집에 모인다. 넷째 사위, 허 서방은 마이크까지 차고 준비해 온 가족 레크리에이션을 시작한다. 참가한 가족 숫자로 보나, 열정으로 보나 흡사 ‘가족 오락관’급 규모다.

손주들은 돌담으로 우르르 몰려가 물감으로 담 위에 그림을 그리고 할아버지께 전하는 마음을 적어본다. 덕매 씨와 복심 씨는 그 앞에 서서 자손들과 기념사진도 찍고 손녀가 부르는 판소리 자락에 덕매 씨도 흥이 나는지 덩달아 노래 한 소절을 뽑아본다.

아버지가 쌓아온 돌담은 자식들에겐 부모님이 남겨주신 삶의 이정표이자, 애틋한 유산이다. 세상살이가 막막해 길을 잃을 때도 부모님의 돌담을 떠올리며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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