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독감이 세졌다?…오해와 진실 [부모 백과사전]

2025-01-11

최근 독감이 빠른 속도로 퍼지면서 “죽다 살아났다”, “바이러스가 세졌다” “코로나19보다 독했다“ 등 독감 경험담 공유가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첫째 주 표본감시에서 외래환자 1000 명당 독감 증상을 보인 의심환자 수는 99.8명으로 전주(73.9명)보다 1.4배 늘었다.

실제 독감의 위력이 진짜 세졌을까.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박윤선 교수는 “실제 바이러스가 강해졌다기 보다는 독감의 전파 속도가 매우 빠르게 나타나면서 입소문에 따라 확대된 측면이 있다”며 “그동안 독감에 대한 경각심이 낮았던 탓”이라고 지적했다.

박윤선 교수의 도움을 받아 최근 유행하는 독감에 대한 흔한 오해에 대해 알아본다.

◆독감에 한번 걸리면 항체 형성이 됐으니 백신 안맞아도 된다? No

독감은 헤마글루티닌(H)과 뉴라미니다제(N)이라는 주요 단백질의 변이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것은 독감A형인 H1N1과 H3N2이다.

독감 백신은 매년 통계적으로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독감 종류에 대해 백신 접종을 하게 된다. 한번 독감에 걸리더라도 다른 종류의 독감 예방을 위해서 예방 접종이 필요한 이유다.

박윤선 교수는 “독감A와 B가 현재 같이 유행하고 있다며 “현재 접종하고 있는 백신은 ‘4가’, 즉 A형 2개와 B형 2개의 총 4가지 독감 변이에 대한 항체 형성을 해준다. 이미 걸린 독감 유형 외에 추가적으로 3개 타입의 독감 예방을 위해서는 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예방접종은 보통 감염 1∼2주 후 독감에서 회복하고 나서 맞기를 권한다.

◆백신 접종 직후 독감에 걸린 것은 백신 탓? No

백신은 병원체를 죽이거나(불활화) 혹은 변형시킨 형태인 ‘사백신’과 바이러스를 약화한 생백신이 있는데 독감 백신은 사백신으로 백신 접종이 독감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MMR(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 BCG(결핵), 비강 스프레이형 독감 백신 등에 생백신이 있는데 이 경우 역시 골수이식 받은 백혈병 환자 등 면역저하자 외에 일반인의 백신 접종이 감염으로 연결되는 일은 거의 없다. 다만 MMR 생백신의 경우 임신부가 맞을 경우 태내로 들어가 태아가 걸릴 수 있으니 피해야 한다.

박 교수는 “과거 비강에 뿌리는 스프레이 형식의 독감 생백신 접종 직후 아이가 재채기를 하며 부모가 살짝 감염될 수는 있었지만 지금은 이런 비강 스프레이는 거의 사장됐다“고 지적했다.

◆접종 후 독감에 걸려 치료약 먹으면 추가 접종 필요? No

독감에 걸리면 치료약으로 타미플루(오셀타미비르·경구약)와 페라미플루(페라미비르·주사제)를 쓰게 된다. 백신접종 직후 독감에 걸려서 치료제를 쓴 경우라도 백신 효과는 유효하다. 추가 접종은 필요 없다는 말이다.

박 교수는 “백신 접종시 이를 통해 항체를 보유하게 된다. 타미플루·페라미플루 등은 바이러스를 죽이는 것으로 항체 형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닌 만큼 추가 접종은 필요 없다”고 조언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