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株 비상에 오너들 지분가치 '쑥'···하반기 최대 변수는

2025-08-22

국내 증권사 주가가 올해 들어 급등하면서 오너들이 직접 보유한 지분가치도 크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증권주 주가를 견인하던 정책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오너들의 지분가치도 더 이상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22일 각 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의 지분가치는 전날(21일) 기준 1조4453억원으로 1년 전(8628억원)에 비해 67.51% 급증했다. 김 회장은 한국금융지주 주식 1153만4636주(지분율 20.70%)를 보유하고 있다. 원국희 신영증권 명예회장과 원종석 회장의 지분가치는 각각 2185억원, 1717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 21일 대비 54.17%, 58.69%씩 확대됐다. 올해 6월말 원 명예회장의 신영증권 주식 수는 171만3810주, 원 회장의 주식 수는 134만7014주다.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은 1345억원으로, 905억원에서 같은 기간 48.62% 증가했다. 김중건 부국증권 회장은 651억원을 기록해 지난해(350억원)와 비교해 약 두 배 늘었다. 윤경립 유화증권 회장은 342억원으로 278억원에서 23.02% 증가했다.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도 오너가 있는 증권사로 분류되지만 직접적인 지분을 들고 있지는 않다. 키움증권의 최대주주는 다우기술, 미래에셋증권은 미래에셋캐피탈이다.

증권사 오너들의 지분가치가 크게 확대된 것은 주가가 급등한 영향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증시 활황에 증권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데다 정책 모멘텀까지 겹쳐 사상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주가가 급등했다. 한국금융지주는 지난달 14일 장중 16만4000원에서 거래가 체결돼 연초(7만700원) 대비 131.96% 상승했다. 올해 초 7만원대에 머물렀던 신영증권 주가는 지난 7월 중순 17만원대까지 오르면서 134%대 상승률을 보였다.

다만 최근 주가는 약세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증권지수는 지난 21일 1249.16에 마감해 지난 한 달 동안 13.63% 하락했다. 이 기간 KRX 전체 지수 중 가장 큰 낙폭이다.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정부의 세제 개편안으로 주식시장 위축 우려가 부각되며 상반기부터 랠리를 이어온 증권주가 조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31일 공개된 세제개편안에는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추고, 배당소득 분리과세에서 지방소득세 포함 최고세율을 38.5%로 한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대주주 양도세 기준이 재강화됐고,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도 시장의 기대치와 달랐다.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도 강화하려는 움직임에 증권거래세율은 높이면서 증시 활황세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평가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정책 기반의 증시 활성화 기대감으로 증권주가 과도하게 오른 만큼 하락 압박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우세하다. 이에 당분간 오너들의 지분가치 상승세도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증권주 상승의 강력한 동인은 지수 상승이고, 이를 위해 발표되는 다수의 정책적 수단이 실질적 기대감을 형성했다"며 "그러나 정책적 모멘텀은 소멸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추가 상승은 제한적"이라며 "당분간 증권주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것을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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