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르면 전기 만드는 압전소자…적재적소 에너지 공급원으로 ‘눈도장’

2024-10-18

센서·에너지하베스팅 활용

물리적 압력 → 전기 변환

PZT 세라믹스·석영·PVDF

활용 범위 따라 ‘각양각색’

외벽·울타리 보안감지 탁월

고속도로 교통사고 예방

인체삽입 의료기기 충전

전력 증폭 메타물질 개발

[정보통신신문=성원영기자]

각종 사물인터넷(IoT) 센서에 사용되는 압전(壓電)소자가 미래 신재생 에너지 기술의 핵심으로 떠오르는 추세다. 압전소자란 압전 효과를 일으키는 부품이며, 압전 효과란 물리적인 힘이나 압력을 가했을 때 전기에너지를 생성하는 효과를 의미한다. 압전소자에 힘을 가하면 내부의 전하가 이동해 전압이 발생하는 원리다. 이 덕분에 현재 실생활에서 다양하게 사용되며, 여러 환경에서 에너지를 수집하는 데에도 적합해 미래 먹거리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상 속 숨은 압전소자 찾기

압전소자는 일상 속 여러 분야에서 사용되며, 그 쓰임새에 따라 소재도 달라진다.

대표적으로 초음파 센서는 PZT 세라믹스를 주로 사용한다. PZT는 납 지르콘산 티탄산(Lead Zirconate Titanate)을 의미하는 약자다. 적은 압력에도 높은 전력량을 발생시켜 효율성이 좋다는 특징이 있다.

초음파 센서는 압전소자를 이용해 초음파를 발생시키고, 물체에 부딪혀 되돌아오는 반사파를 감지해 거리와 속도 등을 측정한다.

이 같은 원리를 이용한 차량용 초음파 센서의 경우, 뒷범퍼에 탑재해 후진 시 장애물과 차량 사이의 거리를 감지하고, 운전자에게 소리로 신호를 보낸다. 이때, 초음파 센서에서 발생하는 주파수는 인간이 들을 수 없는 20㎑ 이상에서 수백㎒에 달한다.

압전소자는 주파수 제어를 비롯한 ICT 통신 분야와도 깊은 연관이 있다. 통신 분야에서는 주 소재로 석영이 많이 쓰인다.

석영은 안정적인 성질과 높은 정확도를 자랑한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석영은 시계에도 사용된다. 사람들이 흔히 사용하는 쿼츠 시계의 ‘쿼츠’가 바로 석영 진동자를 의미하는 것이다.

석영 진동자는 정확한 주파수를 생성하고 시간을 제어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며, 스마트폰· TV·컴퓨터 메인보드 등 다양한 전자기기에 들어간다.

이 밖에 최근 부상하는 업계인 웨어러블 기기 분야에서는 폴리비닐리덴 플루오라이드(PVDF)가 활용되고 있다.

PVDF는 유연성이 가장 큰 특징으로, 얇고 투명한 필름 형태로 제작할 수 있다. 또한 가볍고 높은 압전 계수를 지녀 전자기기 및 헬스케어 웨어러블 기기에 활용된다.

사람의 심장 박동, 호흡 등 생체 활동은 미세한 진동이나 압력 변화를 일으키는데, PVDF는 이러한 압력 변화를 예민하게 감지해 전기 신호로 바꾼다. 이를 통해 웨어러블 기기는 실시간으로 생체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보안감지 분야에 탁월한 특성

압전소자는 압력을 감지할 수 있는 특성 덕분에 보안감지 분야에서도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보안솔루션 전문기업 지티비는 압전진동 감지센서 기반 ‘외곽보안시스템(CSP-200)’을 제공한다. 해당 시스템은 외곽 펜스, 벽, 금고 등에 감지 센서를 부착하는 방식으로 사용하며, 개별의 압전 압전형 가속계 진동센서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만약 침입자가 접근할 경우, 근접한 센서와 다른 센서의 변화를 비교해 정확한 위치를 찾아낼 수 있다.

최소 침입감지 범위는 1~5m며, 펜스 및 수중 등 어떠한 지형지물에서도 설치가 가능하다.

센서 별 민감도를 조정할 수 있으며, 센서 및 케이블이 주문제작 일체형으로 생산돼 설치와 시공에 용이하다. 센서 불량 혹은 케이블 절단되면 부분 교체를 통해 사후관리가 간편하다.

비슷한 사례로, 보안감지 전문기업 이언시스템의 울타리 침입감지 시스템인 ‘페리덱트 플러스’는 1개의 컨트롤 유닛으로 1000개의 울타리 감지 센서를 수용한다.

또한, 3㎞ 구간의 외곽 울타리를 방호할 수 있다. 이언시스템은 장거리 데이터 전송 및 전원 공급 특허기술을 보유했으며, 오·경보 알고리즘을 통해 보다 정확한 보안감지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차세대 에너지하베스팅 기술로 확장

에너지하베스팅 기술이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서 떠오르고 있다.

에너지 하베스팅이란 에너지하베스팅이란 버려지는 에너지를 수확(harvest)해 전기로 만드는 친환경 기술을 뜻한다. 압전, 진동, 태양열 등을 다양하게 활용한다. 특히, 압전 소자는 에너지하베스팅의 주요 핵심 부품으로 손꼽힌다.

과학기술정보협의회 마켓 인사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압전 소자를 포함한 에너지하베스팅 변환기 시장은 오는 2026년까지 3억6300만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 예측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에너지하베스팅 전문기업 휴젝트는 ‘에너지 방지턱’과 ‘스마트 압전도로’를 개발했다.

에너지 방지턱은 차량이 방지턱 위를 지나가면 바닥 신호등이 작동하는 장치다. 압전과 태양열, 두 가지 하베스팅 기술이 혼합됐다. 자동차의 하중을 전기로 변환하는 압전 발전 장치와 태양광 패널로 전력을 생성해 바닥 신호등을 구동한다.

스마트 압전도로는 압전 발전 장치를 자동차 도로에 설치해 차량 사고 예방 시스템을 구축하는 기술이다.

겨울철에는 비나 눈이 먼지와 결합해 도로 위에 블랙아이스가 생기기 쉬워 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스마트 압전도로를 이용하면 차량이 도로에 진입할 시 압전 발전 장치의 전력을 통해 바닥의 조명을 작동시켜 운전자의 시야 확보를 돕는다.

한편, 에너지하베스팅 기술은 의료용 웨어러블 기기 및 24시간 구동해야 하는 IoT 센서의 전력 공급원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별도의 수술 없이 인체에 삽입한 의료기기를 초음파로 무선 충전할 수 있는 압전소자 기반 고성능 에너지하베스터를 개발했다.

그동안 인체삽입형 의료기기는 배터리 충전 기술의 한계로 인해 사용 분야가 제한적이었다.

특히, 환자의 상태가 악화될수록 인체에 삽입된 의료기기의 전력량도 증가해 배터리 교체 시기가 빨라진다. 이러한 경우, 배터리 교체를 위한 수술의 빈도도 높아져 환자의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때문에 이번 에너지하베스터 개발이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

DGIST는 초음파 기반 고효율 에너지 변환 송수신기를 제작하고, 실험을 진행했다. 30mAh 상용 배터리를 대상으로 무선 충전 송신기와 수신기(압전 발전기) 사이에 50mm의 간격을 둬 무선 충전을 시도했다. 그 결과, 물에서는 1시간 20분, 생체조직(돼지)에서는 1시간 50분 만에 완전 충전에 성공했다.

DGIST는 압전소자 기반 고성능 에너지 하베스터가 향후 다기능 삽입형 의료용 전자기기 상용화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에너지하베스팅의 전력량을 대폭 높이기 위해, 압전소자의 성능을 극대화해줄 메타물질을 개발한 사례도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미세 진동을 좁은 영역에 가두고 증폭시키는 메타물질을 개발했다.

에너지하베스팅 중에서도 진동의 경우, 생산 전력량은 낮은데 비해 생산 비용은 높아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를 해결하려면 상대적으로 큰 진동이 발생하는 위치를 일일이 찾아 압전소자 기반 변환 장치를 최대한 많이 설치해야 해 비효율적이다.

KRISS가 개발한 메타물질은 물질 내부로 들어온 미세한 진동을 가두고 축적해 45배 이상 증폭한다. 이를 통해 적은 양의 압전소자를 사용하더라도 큰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연구진은 메타물질을 적용한 진동 에너지하베스팅으로 기존 기술보다 네 배 이상 큰 단위 면적당 전력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에 개발한 메타물질은 성인 손바닥 면적 정도로 작고 얇은 평면 구조로 제작돼 진동이 발생하는 곳이 어디든 쉽게 부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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