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호준 NC 감독은 지난 22일 ‘디펜딩 챔피언’ KIA를 상대로 ‘사령탑 데뷔전’을 치렀다. 7회까지 2-1로 앞서가던 NC는 8회에만 8실점하며 2-9로 역전패했다. 이 감독은 하루 뒤 “역시 어렵다”며 첫 경기 소감을 밝혔다. 사실 경기 중후반까진 이 감독의 뜻대로 풀렸다.
선발 제임스 네일을 공략하기 어렵다고 본 이 감독은 6회나 7회 불펜을 공략해 승리를 노리겠다고 예고했고, 실제로 NC는 0-1로 뒤진 6회 KIA 불펜을 공략해 2점을 뽑았다. 이 감독은 투수 교체나 대타 기용 등 경기 운영에 대해 “고민을 너무 오래 하지 말고 판단이 서면 빠르게 결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첫 승리 과정은 험난했다.
2회초 맷 데이비슨이 KIA 좌완 선발 양현종을 상대로 선두 타자 홈런을 터트린 뒤 김형준의 적시타로 2-0 리드를 잡은 NC는 2회말 선발 라일리 톰슨이 이우성에게 동점 투런포를 허용했다. NC는 2-2 동점이던 4회초 2사 1·2루에서 주장 박민우가 싹쓸이 3루타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양 팀은 6회 1점씩 주고받았고, 경기는 2점 차 NC의 승리로 마무리되는 듯했다.
하지만 마지막 고비가 남았다. 9회말 등판한 마무리 류진욱이 1사에서 한준수에게 추격 솔로포를 얻어맞았다. 이 감독은 직접 마운드에 방문해 류진욱의 긴장을 풀어줬다. 류진욱은 김규성과 박찬호를 범타 처리하며 5-4 짜릿한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NC 원정 팬들은 시즌 첫 승리를 이끈 이 감독의 이름을 연호했고, 박민우를 비롯한 NC 선수들은 중계 방송사 인터뷰를 마친 이 감독에게 물세례를 퍼부었다.

박민우는 “사실 캠프부터 연습경기 첫승, 시범경기 첫승 공을 다 챙겨드렸다. 그것보다 정규시즌 첫승이 더 중요하니까 빨리 1승을 선물하고 싶었다”며 “오늘은 감기에 걸리더라도 꼭 이겨서 편하게 쉬시길 바랐는데, 이겨서 굉장히 기분 좋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경기 전 KIA를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보이면 선수들의 자신감이 올라 갈 것으로 기대했다. 박민우는 “오늘 승리가 엄청난 자신감이 될 것 같다”고 부응했다.
이 감독은 “계획대로 경기를 운영해 승리한 점이 가장 만족스럽다. 특히 등판한 모든 투수가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고 승리 원동력을 꼽았다.
이어 “나의 첫승보다 우리의 올시즌 첫승이다. 첫승의 의미를 살려 힘차게 달려 나가겠다”며 “멀리까지 와서 응원해주신 팬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