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가 빗속에서 연패에 빠졌다.
롯데는 지난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1-9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최근 4연패에 빠진 롯데는 5할 승률도 무너졌다. 62승 6무 63패 승률 0.496을 기록 중이다.
5위와의 거리도 조금 더 멀어졌다. 5위 KT와는 1.5경기 차이다.
이날 한화전은 여러모로 롯데에게 운이 따르지 않은 경기였다. 경기가 열리기 전부터 부산 지역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오후 6시30분에 시작될 예정이었던 경기가 7시에나 시작했다.
재정비한 뒤 경기가 시작됐지만 비는 계속 내렸다. 심지어 경기 도중 빗줄기가 굵어졌음에도 그대로 진행됐다.
이날 선발 투수인 박세웅은 고전하며 1회부터 2실점했다. 투구 도중 스파이크에 묻은 진흙을 털어내며 불편한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롯데로서는 이미 경기가 개시됐고 초반 실점을 내준 이상 내심 비가 더 내려 노게임이 되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 한화 선발 투수는 라이언 와이스로 앞서 롯데전 4경기에서 4전 전승을 달성한 ‘롯데 천적’이었다. 롯데도 선발 투수 카드를 날려야한다는 리스크가 있지만 이미 경기 초반 승기를 내준 이상 비가 더 내리는 것이 더 좋은 시나리오일 수 있었다.
하지만 비는 서서히 잦아들었고 5회를 넘길 시점에는 이미 0-5로 뒤처져있었다.
롯데에게도 찬스가 있었다. 와이스 역시 진흙 속에서 어렵게 경기를 펼쳤다. 그리고 롯데 타자들은 2회 2사 만루, 3회 1사 1루 등 득점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번번히 득점에 실패했고 결국 연패 탈출에 실패했다. 이제는 운조차 따르지 않는 모양새다.
롯데는 전반기까지만해도 그 때마다 다가온 위기 상황을 잘 모면할 수 있었다. 부상으로 이탈하는 선수들이 종종 나왔음에도 그 자리를 채우는 선수가 나타났다. 주축 선수들을 일컫는 ‘윤나고황손’의 일원들이 부상과 부진으로 자리를 비우자 이 자리를 대신 채운 선수들이 나타났다. 가령 트레이드로 이적한 전민재가 타격감이 가장 좋을 때 사구 여파로 부상으로 빠지자 대신 자리를 채운 이호준이 대신 활약하는 등 새 얼굴들이 계속 등장하며 선수층이 두터워진 모습을 보였다. 덕분에 롯데는 완전체 전력이 갖춰지지 않았음에도 계속 상위권에 자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8월 들어 12연패에 한번 빠지더니 연패를 끊고 난 뒤 9월에 진입해서도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9월 4경기 세부 성적을 보면 투타가 모두 침체에 빠져 있다. 4경기 타율은 0.220으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다. 평균자책 역시 7.02로 KIA(7.41)에 이어 가장 좋지 않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무엇보다 축 처진 팀 분위기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햄스트링 부상에다 손목 통증까지 겹쳤던 주장 전준우는 아직 복귀하려면 시간이 걸린다. 전력 대부분을 젊은 선수들이 차지하다보니 분위기가 한번 처지면 다시 끌어올리기 어렵다는 단점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작정하고 최고의 전력으로 순위 싸움을 해야할 시기에 모든게 제대로 풀리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