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병마용 갱? 3만5000명 몰린 중국 항저우의 '인재 쟁탈전'

2025-03-12

중국 항저우의 한 인재채용회 사진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일렬로 늘어선 인재 채용 부스 앞이 구직자들로 꽉 채워져 붐비는 장면이다. 중국 네티즌들은 이들 구직자들을 2500년 전에 만들어진 진시황의 병마용과 비교하며 “현대판 병마용사”들이라고 일컬었다.

사진은 지난 1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올해 최대 규모의 춘계 인재채용회 모습이다. 단 하루 열린 이날 채용회에는 약 3만 5000여 명의 구직자가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채용회에는 항저우에서 내로라하는 대표 혁신기업들이 대거 참여했다. 알리바바와 유니트리, 딥시크, 브레인코 등 주요 기업 부스 앞에는 아침부터 대기 줄이 끊이지 않았다. 이날 채용회에는 15개의 대기업, 60여 개 상장기업, 200여 개 IT기업, 110여 개 국유기업이 참여했다.

유니트리는 AI 알고리즘 엔지니어, 딥러닝 알고리즘, 로봇 운동 제어 등 10개 직군을 모집하며 초봉 월 7만 위안(약 1500만 원)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딥시크 역시 연구·생산·판매 등 40개 직군을 모집하며 적극적인 인재 유치에 나섰다. 한 채용 담당자는 "로봇의 생산부터 최종 납품까지 모든 과정에서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며"현재 회사의 성장세가 가파른 만큼 연구 개발부터 제조까지 제품의 안정성을 보장할 인재가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항저우의 발전 가능성에 이끌려 돌아온 청년 인재들도 많았다. 저장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천자(陈佳)는 1년 반 동안 선전에서 근무하다가 고향으로 돌아와 새로운 기회 찾기에 나섰다. 그는 딥시크의 UI 디자이너 직군에 지원하며 "항저우는 IT와 AI 분야가 급성장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직장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짐싸고 오면 일단 7일 숙식 제공, 항저우시의 파격적인 유치정책

항저우시는 이번 채용회에서 청년 구직자들을 위한 다양한 유치정책도 적극 홍보했다. 일자리를 찾아 타지에서 온 구직자들에게 7일간 무료로 숙소를 제공해 준다. 그리고 항저우에서 취직이 성사되면 정부 차원에서 구직자에게 학사의 경우 한화 190만 원, 석사 570만 원, 박사 1900만 원을 지급한다. 또 신입생에게는 연간 약 190만 원의 월세 보조금을 지급하며 최대 3년까지 추가 연장 가능하다는 파격적인 제안도 내놓았다.

한 구직자는 "채용회에 왔다가 무료 음식도 먹고 로봇 시연도 보고 심지어 밴드 공연까지 즐겼다"며 "항저우의 채용 문화가 한층 더 젊고 개방적으로 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채용회에 기업은 2만1000개의 일자리를 제공했고 총 3만5055명이 방문했으며 8만7940건의 이력서가 접수됐다. 이 중 석사학위 소지자는 3만3669명, 박사학위 소지자는 2750명으로 총 2만1373명이 1차 채용에 합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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