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고원에 늑대 재도입 시 기후위기 완화돼?

2025-02-24

[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스코틀랜드 고원에 늑대를 다시 도입할 경우 기후 비상사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리즈 대학교 연구진은 늑대의 재도입이 연간 약 10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할 수 있는 토종 숲의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붉은 사슴의 개체수 증가로 인해 나무 묘목 섭식이 발생하며 숲의 자연 재생이 저해되는 문제에 주목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스코틀랜드 야생지대 네 지역인 케언곰스, 남서부 고원, 중부 고원, 북서부 고원에 늑대가 재도입될 경우의 영향을 모델링했다.

분석 결과, 해당 지역에 약 167마리의 늑대가 서식하게 될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붉은 사슴의 개체수를 자연 재생이 가능한 수준으로 줄이기에 충분한 수치다. 이로 인해 숲이 확장되면 매년 10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거나 격리할 수 있으며, 이는 2050년까지 영국이 순 탄소 배출량을 제로로 만들기 위해 설정한 목표치의 약 5%에 해당한다.

또한, 연구자들은 늑대 한 마리가 연간 6,080미터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숲의 재생에 기여하며, 탄소 평가 기준에 따라 각 늑대의 경제적 가치를 약 15만4,000파운드(약 2억6천만 원)로 추산했다. 이번 연구는 영국에서 늑대의 재도입이 삼림 확장과 탄소 저장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첫 사례로, 연구 결과는 학술지 생태 솔루션과 에비던스(Ecological Solutions and Evidence)에 게재됐다.

리즈 대학교 지구환경대학의 도미닉 스프래클렌 교수는 “기후와 생물다양성 위기를 개별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자연 생태계를 회복시키기 위해 종의 재도입과 같은 자연적인 과정의 잠재적 역할을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약 250년 전 스코틀랜드에서 멸종된 늑대는 붉은 사슴의 천적이었다. 하지만 천적이 사라지면서 붉은 사슴의 개체수는 크게 증가해 현재 약 40만 마리에 이른다. 이러한 증가는 나무의 자연 재생을 저해해 자연 숲의 감소를 초래했으며, 현재 스코틀랜드의 원주민 숲은 국토의 약 4%에 불과하다. 현재 나무의 자연 재생은 주로 울타리를 통해 사슴의 접근을 제한한 지역에서만 이루어지며, 일부 지역에서는 사슴 개체수를 1㎢당 4마리 미만으로 줄일 경우 묘목의 수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서유럽의 늑대 개체수는 현재 1만2,000마리를 넘어섰으며, 네덜란드를 비롯해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에서도 서식 중이다. 그러나 스코틀랜드에서의 늑대 재도입은 가축 사육자와 사슴 사냥꾼들 사이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럼에도 연구진은 늑대의 재도입이 가져올 다양한 이점을 강조했다. 늑대는 탄소 흡수 및 저장 외에도 생태 관광 활성화, 사슴 관련 교통사고 감소, 라임병 발생률 감소, 사슴 도태 비용 절감 등 경제적·생태적 이점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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