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여기, 한 국가의 ‘퍼스트 레이디’였던 이가 있다. 김건희 여사(이하 존칭 생략)가 영부인이 되기 7개월 전 퍼스트 레이디가 됐다. 그녀는 ‘외교 데뷔’ 자리에서 내외신의 호평을 받았다. 2022년 5월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대통령이 자국을 방문하자 전통의상을 입고 본인이 쓰던 다도용품으로 차를 대접하며 “정중한 환대”를 보여준 덕이다.
영어에 능통한 그녀는 2023년엔 질 바이든 여사의 초청으로 남편 없이 단독으로 방미해 질에게 자국 전통 공예 목걸이와 팔찌, 귀걸이를 선물했다. 같은 해 인도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갈라 만찬에선 현지 사리를 입고, 2024년 4월 미국에서 열린 국빈 만찬엔 과감한 보라색 드레스를 입었다. “우아하다”(인도), “빨간색과 파란색의 조합은 화합을 상징하는 데 사용된다”(미국)는 평을 받았다.
#2 또 다른 ‘퍼스트 레이디’는 국제무대에서 민속 복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옷을 입기로 유명하다. 자국 브랜드를 의도적으로 많이 선보였다. 해외 정상들의 배우자와 나란히 섰을 땐 절제된 액세서리를 택했다. 올해 5월 남미 순방 당시에도 은은한 진주 귀걸이와 단정한 브로치를 곁들였다. “로고가 드러나는 명품 대신 디테일로 말한다”고 현지 언론은 평했다.
이 퍼스트 레이디의 패션은 자국 패션 학계에서 주목 대상이다. 스타일을 두고 “문화·공공 외교의 확장선”이라는 연구도 있다. “국제 무대에서 그녀가 선택한 옷과 장신구는 상표를 드러내는 과시와는 거리가 멀다. 차분하고 세련된 스타일을 구축해 소프트파워를 드러냈다”고 한 현지 매체는 분석했다.
#3 이 영부인의 패션은 2022년 5월까지만 해도 좋은 쪽으로 화제였다. 브랜드 제품이 아닌 온라인 쇼핑몰에서 파는 3만원대 슬리퍼를 신고, 5만원대 치마를 입은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그 다음 달 해외 순방을 위해 출국할 때는 자국 주얼리 브랜드의 32만원짜리 발찌를 착용해 자국 브랜드를 챙긴다는 인상을 줬다. 그러나 출국 이틀 뒤 6000만원대 외국 브랜드 목걸이를 목에 걸고 나타났다.

이들 사례는 일본의 전 퍼스트 레이디 기시다 유코 여사, 중국의 현 퍼스트 레이디 펑리위안 여사, 한국의 전 영부인 김건희 여사(이하 경칭 생략) 얘기다. 기시다 후미오 전 일본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부인은 국제사회에서 ‘패션 외교’로 호평을 받았지만 수천만원대 명품 장신구를 착용한 게 목격된 적은 없다.
유코 여사는 부동산 회사 오너 딸로 결혼 전 자동차 회사 ‘마쓰다’에서 임원 비서로 일했고, 펑리위안 여사는 국민가수 출신이다. 값비싼 장신구를 할 여력이 있음에도 공적 자리에선 관리가 철저했다. 해외 명품 대신 자국 전통 스타일을 강조했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반면에 한국의 퍼스트 레이디였던 김건희는 청탁과 함께 6000만원 상당의 그라프 목걸이를 수수한 혐의(알선수재) 등으로 ‘역대 영부인 중 첫 구속 기소’의 주인공이 됐다. 본인은 “목걸이를 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통일교 측에서 청탁용 금품이 전달됐다는 정황과 증거가 특검팀에 확보됐다.
한국에선 왜 이런 영부인이 나왔을까. 개인 문제를 넘어 한국 사회 특유의 문화가 문제일까. 이팩트(이것이 팩트다) 취재팀은 1화에서 김건희의 지인에게 증언을 채취한 데 이어 2화에서 심리학·소비자학 전문가 등에게 그 뿌리에 대한 증언을 수집했다.
또 영부인을 둘러싼 ‘명품 뇌물 리스크’가 다시 불거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미국 사례 등을 바탕으로 제도적 해결책도 모색했다. 일본과 미국의 퍼스트 레이디들이 장신구와 패션을 대하는 방법에서 긍정적 선례도 추출했다.
이를 살피기 전, 김건희 목걸이 사건에 대한 전문가들의 진단부터 들어보자. 우선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명예교수의 분석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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