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상논단] 2025년 중국·러시아와 북한

2025-01-05

2025년 북한은 안녕할까. 세간에서 흔히 말하는 ‘별의 순간’이 북한에 도래할 것인가. 러시아와의 밀착 협력, 미중 갈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조선 노동당 총서기 김정은과의 친분 과시, 한국 내 정치 혼란 등으로 북한이 그간 구축한 한미일 안보 협력을 와해시키고 한반도에서 확실한 우위를 차지하며 종국에는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재개된다. 과연 그럴까.

우선 북한의 최대 동맹국으로 떠오른 러시아를 더는 세계 차원의 강대국으로 부를 수 없을 것이다. 러시아가 약화된 것을 보여준 가장 명백한 증거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의 몰락이다. 러시아는 시리아를 중동 전략 핵심 우호국으로 선정하고 2대에 걸친 독재 정권을 수호해 왔으나 더는 여력이 없어 포기했다. 우크라이나 전장 상황이 영향을 줬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러시아는 매달 320대의 탱크와 자주포 등을 손실하지만 생산 능력은 20대에 머무른다. 병력 수급도 매우 어려워 결국 북한에 손을 내밀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될 경우 올해 러시아는 전체 국가 예산 중 국방비 비중이 4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9%대의 인플레이션을 경험 중이고 국가 수입의 핵심인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가스프롬의 수익은 전쟁 시작 후 40% 이상 감소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이 아무리 ‘위대한 러시아의 재건’을 소원하더라도 국력이 뒷받침하지 않으면 정권의 몰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결국 러시아는 지역 강국 정도로 남을 것이다. 북한은 썩어가는 동아줄에 투자한 셈이다.

중국도 대내외적으로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한때 중국 국내총생산의 약 30%를 차지하던 부동산 산업이 어려운 것은 이미 2년 전부터 가시화됐다. 가계부채는 급증하고 소비자신뢰지수는 추락하며 청년 실업률은 사상 최고를 경신하고 있다. 여기에 관세 70%를 부과하겠다는 트럼프의 공언은 중국 경제를 더욱 옥죌 것이다. 북한은 지난해 중국과 수교 75주년이었으나 결국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중국은 경제 돌파구인 유럽과의 관계를 고려해 적어도 러·우 전쟁 동안 북한과 거리를 둘 것이다.

북한 경제도 어렵다. 지난해 12월 당 중앙위 8기 11차 전원회의를 통해 구구절절 경제 성과를 선전했지만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경제가 엉망임을 알 수 있다. 북한은 외형적으로 제일 잘 보이고 긍정적 경제지표 산출에 쉽게 도움이 되는 건설만 열심히 했다. 군과 주민의 노력 동원으로 평양 5만 가구 살림집 건설 등 2023년 건설업 분야에서 8.2% 성장했다고 자랑한다. 그러나 북한의 대외무역은 여전히 2019년의 80% 수준에 머물고 있고 오히려 지난해 하반기 수입액은 감소했다.

한국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 식량 생산도 478만 톤 감소했다. 김정은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매해 20개 군에 앞으로 10년간 현대적인 지방 공업 농장을 만들어 주민 삶을 획기적으로 개선한다는 ‘20×10 정책’은 처음부터 말이 안 됐다. 대북 제재가 있는 한 북한은 대규모 자재와 설비를 확보할 수 없다. 평양도 돈이 말라가는데 지방에 운영 자금을 부담하라는 것은 허상이다. 건설비도 없어 군과 주민의 노력 동원과 주머니 털기만 강화된다. 전력과 같은 기초 인프라도 없는데 공장만 지으면 또다시 망가질 것이 자명하다.

결국 북한이 기댈 곳은 없다. 트럼프도 김정은을 쉽게 만나지 않을 것이다(2024년 11월 25일 백상논단 참조). 한국 내 정치 혼란을 바라보며 김정은은 미소 짓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한국 상황 관련 기사를 ‘∼되고 있다고 한다’라는 3자적 입장으로 보도한다. 눈엣가시 같은 윤석열 정부가 중단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혹시라도 ‘북한 연루설’이 제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노력이다. 그러나 시기의 문제이지 한국 정치는 다시금 제 궤도에 오를 것이다. 북한이 원하는 영원한 혼란은 없다. 오히려 폭압적이고 부패했으며 반기능적 주체는 결국 몰락함을 최근에 많이 확인할 수 있다. 시리아의 알아사드, 이슬람국가(IS), 헤즈볼라와 하마스 등이다. 2025년 김정은은 안녕하기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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