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진짜 마지막 집회이길”···계속된 심판 지연에 “하루빨리 파면하라”

2025-03-22

“정말 오늘이 마지막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나왔어요”

22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에 처음 나왔다는 서울 관악구 거주자 양모씨(55)는 이렇게 말했다. “탄핵이 될 줄 알았고 곧 끝날 줄 알았는데 어떻게 아직도 (심판이) 안 끝나나”라는 양씨의 말에 곁에 있던 친구 장모씨(55)는 “이재명, 한덕수 등 다른 이들의 정치적 이해관계와 무관하게 지금까지 지연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결과가 빨리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5시부터 시작한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의 범시민대행진에 참여하기 위해 시민들은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십자각 앞에 모였다. 비상행동은 10만명이 참석할 것이라고 경찰에 신고했다. 참여자들은 “헌법재판소가 오히려 정의를 지연시키고 있다”며 “윤 대통령을 파면하고 일상을 돌려내라”고 했다.

부모님과 집회에 세 번째 나왔다는 이자유군(8)은 “<바이러스 국가>라는 창작 동화 중에 광주 항쟁을 상징하는 부분이 있어서 계엄의 무서움을 알고 있었다”며 “그래서 12·3 비상계엄 때 더 무서웠다”고 말했다. 아버지 이성재씨(44)는 “아들이 자유롭게 살길 바라는 마음에서 ‘자유’로 이름을 지었는데, 세상이 이렇다”며 “1987년 당시 전 역사적 현장을 경험하지 못했는데, 경험했다면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 목소리를 낼 수 있었을 것 같아서 (여기엔) 아들과 함께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젠 그만 나오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했다.

예상보다 미뤄지는 탄핵심판 결정에 시민들은 얼른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김용포씨(65)는 “윤석열 파면이 이뤄져야 일상을 되찾을 수 있는데 마음이 항상 불안하다”며 “헌법재판관들도 고심 끝에 내리는 결정이겠지만, 국민 입장에선 하루빨리 결정이 나서 나라가 안정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탄핵 반대한 사람이 먼저 잡아 먹힌다’라고 쓰인 현수막을 몸에 두르고 있던 유모씨(34)도 “친동생이 취업준비생인데, 취업시장이 IMF 때보다 얼어붙어 있다고 해서 걱정된다”며 “선고가 나야 기업 투자도 늘고 취업 시장도 좀 더 열릴 텐데”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 석방 후 시작된 철야 단식농성에 처음부터 함께 하고 있다는 부산 해운대 출신 손윤이씨는 “(선고가 지연되는 것은) 8인 재판관이 한목소리로 판결을 내기 위하는 과정이길 바란다”며 “파면은 이미 이뤄졌어야 하고 이뤄질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했다. 손씨는 철야농성을 하는 시민들 옆에서 욕설하고 지나가는 이들도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같이 철야농성하는 한 분은 욕을 너무 많이 먹어서 되레 ‘빨갱이’ 이름표를 붙였다”며 “우린 옳은 일을 하는 것이니 당당히 부르라는 거지”라며 웃었다.

“횟수 셀 수 없이 계속 나오고 있다”는 대학생 권찬혁씨(20)는 탄핵심판 결정이 지연되면서 갈수록 집회에 참여하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느꼈다. 권씨는 “이렇게 결과가 명확한 건은 오래 끌면 안 된다”며 “국가 손실도 막대하고 시민 불안도 크지 않냐”고 했다. 그러면서 “파면이 나오면 다 같이 즐기는 축제 분위기 일 듯해 꼭 (집회에) 나올 것”이라며 “지난해 12월14일 국회 앞에서도 성취감과 승리감, 연대의 분위기가 너무 좋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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