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조선업계에 인공지능(AI)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호황을 맞은 조선사들은 저마다 대규모 투자를 예고하며 생산성과 수익성을 끌어올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Quick Point!
국내 조선업계에 AI 도입 바람
HD현대, 한화 등 대규모 투자 발표
생산성·수익성 향상 목표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HD현대와 한화가 잇따라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놨다. 양사는 향후 5년간 조선·방산·스마트조선소 분야에 총 26조원을 투입하며 생산 기반 확충과 기술 고도화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한미 관세·안보 협상 결과가 담긴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가 최종 확정되면서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의 실행 속도가 빨라지자, 국내 조선업계의 투자 전략도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미국 공동 건조·기술 협력은 물론 MRO(정비·유지·보수) 사업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 생산 기반의 고도화가 산업 전반의 핵심 과제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국내 조선업계도 AI와 로봇을 앞세운 '스마트 조선소' 전환 경쟁에 돌입한 모양새다.
지난달 삼성중공업은 '오토 투 비전' 행사를 열고 설계 자동화 플랫폼 'S-EDP'를 공개했다. S-EDP는 조선·해양 설계 데이터를 디지털화해 자동 저장 및 공유하는 플랫폼이다.
삼성중공업은 S-EDP를 기반으로 설계 자동화율을 2030년까지 두 배 이상으로 높이고, 설계·구매·생산 전 과정을 하나의 데이터 체계로 연결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미래 첨단 조선소(FOS)' 프로젝트를 통해 단계적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가상의 조선소 생산 공정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눈에 보이는 조선소' 구축을 완료한 뒤, 현재는 AI 분석을 통한 예측 및 최적화 기능을 더해 2030년까지 '지능형 자율운영 조선소'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오션도 거제조선소에 약 3000억원을 투입해 스마트 야드를 구축하고 있다. 드론·사물인터넷(IoT) 센서를 활용해 공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용접·가공 로봇을 투입해 생산 자동화율 70%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한화오션은 미국 필리조선소에도 스마트 야드 기술을 적용해 북미 선박 유지·보수·정비(MRO)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AI 투자는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수주 경쟁력을 좌우하는 '생존 전략'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AI가 곧 생존'이라는 조선업계를 관통한 구조적인 변화는 최근 정기선 HD현대 회장의 행보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HD현대는 최근 HD한국조선해양 내 AI 전담 조직을 인공지능 전환(AIX) 추진실로 재편하고, 김형관 사장이 직접 총괄하는 체제로 편제를 변경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정 회장은 조선·건설기계·에너지·로봇 등 그룹 전 사업 분야에 AI 기술을 확대·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전날(20일)엔 경기도 판교 HD현대 글로벌R&D센터에서 열린 '조선·해양 산업 AI 기술 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 체결식에서 "중국 기업들의 기술 경쟁력이 한국을 빠르게 따라오고 있다"며 위기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면서 "AI를 기존 산업 현장에 빠르고 정밀하게 적용해 제조업 원가를 낮추고 선박 연비를 개선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를 조속히 만들어내야 한다"며 "현장의 문제를 AI로 해결하고 눈에 보이는 경쟁력을 만들어내는 속도에서 우리가 앞서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그만큼 HD현대는 AI 기술에 진심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현장의 문제를 AI로 해결하고 눈에 보이는 경쟁력을 만들어내는 속도에서 우리가 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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