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맹자』 제10편 ‘만장’ 하편의 제1장에는 중국 고대의 현인인 백이(伯夷), 이윤(伊尹), 유하혜(柳下惠), 공자, 네 사람에 대한 인물평이 있다. 그중 유하혜에 대해서는 “아무리 더러운 세상에 처해도 그 속에서도 맑게 살 수 있다는 신념을 지닌 인물”로 평하였다. 맹자가 그런 평을 한 데에는 『논어』에 수록된 유하혜의 말인 “바른 도로 섬긴다면 어디 간들 세 번은 쫓겨남을 당하지 않으랴”라는 말도 근거로 작용했을 것이다. 공자와 동시대의 인물인 유하혜의 이 말에는 군주로부터 세 번씩이나 내침을 당하더라도 고위직이든 말단직이든 마다치 않고 벼슬을 하며 끝까지 세상을 바르게 인도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가 담겨있다. 못된 군주로부터는 떠나는 게 상책이라고 생각한 공자와는 사뭇 다른 처신이지만 이 또한 충심의 처신이었기에 값진 말로 여겨 『논어』에 수록되었다.

문득 병자호란 때 청나라에 항복하겠다는 뜻이 담긴 국서를 김상헌이 찢어버리자, 그걸 다시 주워 맞추며 최명길이 했다는 “찢는 사람이 없어서도 안 되지만, 주워 맞추는 사람도 반드시 있어야 한다”라는 말이 생각난다. 중요한 건 진심이다. 김상헌의 척화도 최명길의 주화도 진심으로 백성을 위하는 충심이었기에 역사는 두 사람 다 충신임을 안다.
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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