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금강산 남한 시설 철거 지속...골프장·주유소 사라져

2025-04-24

북한이 금강산 관광 지구에 있는 남측 시설인 아난티 골프장과 주유소를 철거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측 정부가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있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적대적 두 국가' 기조에 따른 남한 지우기 후속 조치는 계속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북한전문 매체 38노스는 23일(현지시간) 금강산 관광 지구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근거로 "한국 소유의 건물 상당수가 철거됐고, 남아있는 건물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이어 "4월 21일 위성사진에 따르면 아난티 골프 리조트 앤 스파(다이아몬드 마운틴 골프 리조트 앤 스파)의 메인 클럽하우스와 스파 건물은 완전히 철거됐다"며 "건물의 기초 일부만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 관계자도 "북측이 금강산 관광 지구 내 아난티 골프장, 주유소를 포함한 상당 시설을 철거 중이거나 철거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12월 철거 동향이 파악됐던 이산가족면회소 건물은 아직 건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38노스 측은 "12층짜리 본관은 여전히 온전하지만, 2월에 촬영한 위성사진에는 부지 내 부속 건물 2개의 지붕이 철거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2월과 지난 2월 북한의 아난티 골프장과 이산가족 면회소 철거 착수 움직임에 대해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당국은 이를 김정은의 적대적 두 국가론을 뒷받침하기 위한 물리적인 단절 조치로 판단하고 있다.

김정은이 2019년 1월 금강산을 방문해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라"고 지시한 뒤 북한은 현대아산과 정부 소유의 호텔과 온천장을 비롯한 각종 관광시설을 철거했다. 이후 김덕훈 당시 내각 총리가 금강산 관광 지구 개발 사업 현장을 시찰하는 정황도 포착됐다.

다만 북한이 금강산에 새로운 관광 시설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정부 안팎의 시각이다. 김정은은 금강산 시설 철거를 지시하면서도 "금강산에 남녘 동포들이 오겠다면 언제든지 환영할 것"이라고 했는데, 이는 지금의 '통일·민족 지우기' 기조와 상충하는 측면이 있다. 김정은이 의욕적으로 새로 조성한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도 아직 본격적으로 가동되지 않고 있다.

한편 일부 간부들의 비위 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숙 중인 것으로 알려진 김정은의 최측근 조용원 노동당 조직비서가 북한이 새로 발행한 우표에서 포착됐다. 북한 국가우표발행국이 '지방발전 20×10 정책' 첫해 성과를 기념하기 위해 최근 발행한 우표에는 지난해 12월 20일 성천군 지방공업공장 준공식 당시 김정은을 수행하는 조용원의 모습이 담겨 있다. 이는 조용원이 숙청이나 경질되기보다는 근신·혁명화 교육 정도의 가벼운 징계 처분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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