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록체인 기술을 인식하지 않아도 누구나 자연스럽게 쓸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지갑 생성이나 토큰 구매, 가스비 결제 없이도 누구나 웹3를 경험할 수 있어야 진정한 대중화가 이뤄진다고 믿습니다.”
자이온(XION)의 창업자이자 CEO인 앤서니 안잘론은 번트 뱅크시(Burnt Banksy) 프로젝트로 잘 알려져 있다. 2021년 세계적인 거리 예술가 뱅크시(Banksy)의 실물 작품 'Morons(멍청이들)'을 약 1억원에 직접 구입해 불태운 뒤, 이를 대체불가토큰(NFT)으로 만들어 공개하면서 화제가 됐다.
앤서니 안잘론 CEO는 “당시 평생 모은 돈으로 작품을 구매했다”며 “예술은 단지 벽에 걸려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디지털 형태로도 가치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자이온은 이러한 문제의식 위에 설계된 블록체인 프로젝트다. 자이온은 스스로를 '소비자 중심의 레이어1 블록체인'으로 정의하며, 애플 ID 로그인을 지원하는 첫 블록체인 메인넷을 구현했다. 사용자들은 지갑, 서명, 수수료, 기기 접근성 등 복잡한 단계를 거치지 않고도 블록체인 앱을 실행할 수 있고, 스마트컨트랙트 기반 계정으로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다.
앤서니 안잘론 CEO는 “사용자가 블록체인이나 크립토라는 개념을 인식하지 않더라도, 그 기술이 자연스럽게 작동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실사례를 만들어 소비자 중심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자이온의 목표”라 말했다.
실제로 자이온은 이미 글로벌 파트너들과 협업을 통해 하루 10만 건 이상의 트랜잭션을 처리하고 있으며, 애플 비전프로, 스마트TV 등 다양한 장치에서 웹3 경험을 구현 중이다.
자이온은 마케팅 산업을 핵심 타깃으로 삼고 있다. 자체 솔루션인 '언OS(EarnOS)'는 사용자의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생성된 광고 성과를 블록체인에 기록해, 조작이 불가능한 신뢰 지표로 만든다. 이 과정에 참여한 사용자에게는 데이터 제공의 대가로 직접적인 보상도 제공된다. 현재 나이키, 우버, 아마존, BMW 등 굴지의 글로벌 브랜드들과 협업하고 있다.
앤서니 안잘론 CEO는 “zkTLS 같은 영지식증명 기술을 활용하면 개인정보를 공개하지 않고도 필요한 정보만 선택적으로 증명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AI 검증 비용을 80% 이상 줄일 수 있고, 광고 신뢰도 역시 크게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zkTLS는 영지식 증명(ZKP) 기술을 기존의 TLS 암호화 시스템에 결합한 기술이다. 개인정보를 공개하지 않고도 특정 데이터를 검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자신이 특정 사이트의 유료 구독자임을 증명해야 할 때, 이메일이나 카드 정보를 직접 노출하지 않고도 신원을 증명할 수 있다.
이어 그는 한국을 웹3 기술 전초기지로 주목했다. 앤서니 안잘론 CEO는 “블랙핑크 곡 중 약 30%가 인공지능(AI) 스트리밍으로 발생한다는 분석이 있을 만큼 K팝 산업 규모는 매우 크다”면서 “음원 리셀이나 티켓 판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블록체인 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 있으며, 한국 콘텐츠 기업들과 협업에 열려있다”고 말했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