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대형 산불로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화재는 한번 일어나면 불길이 삽시간에 번져 평소에 안전 수칙을 알고 있어야 제대로 대응할 수 있다. 행정안전부와 소방청 누리집을 통해 명심해야 할 화재 안전 수칙을 소개한다.

◆엘리베이터는 절대 금지…낮은 자세로 대피를=화재가 발생하면 “불이야”를 외쳐 주변 사람에게 알려야 한다. 그래야 인명 피해를 줄이고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다. 또 화재 경보 비상벨을 누르는 것도 중요하다. 불을 발견하면 119에 즉시 신고한다. 화재 내용은 “우리집이 2층집인데 주방에서 불이 났어요”와 같이 최대한 간단하게 말하고 명확한 주소를 알려준다. 소방서에서 알겠다고 할 때까지 전화를 끊지 않는다. 장난 전화는 절대 해선 안 된다.
대피할 때는 엘리베이터 이용을 하지 않는다. 건물에서 불이 나면 뜨거운 공기가 위로 상승하는 ‘굴뚝 효과’가 발생하는데 엘리베이터 통로가 그 굴뚝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엘리베이터 내부로 연기가 유입되면 질식 위험이 커지고 시야 확보가 안 된다. 계단을 통해 대피하는 게 좋고 계단을 이용할 때도 질서를 지켜 안전하게 이동하도록 한다.
만약 아래층으로 대피가 어렵다면 옥상으로 이동한다. 안전상의 이유로 옥상 문을 잠그는 경우가 많아 평소에 이 사실을 확인해야 한다.
방문을 열기 전에는 먼저 문손잡이를 확인한다. 손잡이를 만졌을 때 뜨거우면 다른 길을 찾는다. 이미 화재가 발생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불길을 통과할 때는 물에 적신 담요나 수건으로 몸과 얼굴을 감싸야 화상을 막을 수 있다. 또 화재 사고가 나면 어린이는 본능적으로 옷장이나 침대 아래에 숨는 일이 있으니 이를 참고해 함께 대피한다.
연기가 많을 때는 연기의 아래층엔 맑은 공기가 있으니 엎드려 이동한다. 한 손으로는 코와 입을 젖은 수건으로 막아 연기가 폐에 들어가지 않도록 한다. 화재 사고에는 화상으로 사망하는 일보다 오히려 질식사가 많다. 옷에 불이 붙으면 두 손으로 눈과 입을 가리고 엎드려서 바닥에 구른다.
고층에 고립됐다면 창밖으로 뛰어내리지 않는다. 과거 미국 9·11테러 때도 불길을 피해 창문 밖으로 뛰어내린 사람은 대부분 사망했다. 침착하게 구조대에 자신의 위치를 알리고 바람이 부는 쪽에서 구조를 기다린다. 연기가 방안에 오지 못하도록 문틈을 물에 적신 옷이나 이불로 막는다.

◆소화기 사용법=‘소화기 한 개가 소방차 한 대의 효력이 있다’는 말을 있을 정도로 소화기는 유용한 화재 진압 도구다. 비상시를 대비해 사용법을 미리 익혀둔다. 일반적인 분말형 소화기는 손잡이 부분의 안전핀을 뽑아 사용한다. 바람을 등지고 서서 호스를 불 쪽에 향하게 한다. 손잡이를 힘껏 움켜쥐고 빗자루로 불길을 쓰는 것처럼 뿌린다.
소화기는 잘 보이고 사용하기 편리한 곳에 두되 햇볕이나 습기에 노출되면 안 된다. 세대별, 층별로 한 개 이상 설치하는 게 좋다. 사용기한은 보통 10년으로 압력 게이지가 ‘녹색’인 것을 확인해야 한다. 분말이 굳지 않도록 한 달에 1회 정도는 흔들어주는 게 좋다.

불이 난 곳에 던져서 불을 끄는 투척용 소화기는 불에 직접 던지는 것보다 주변 벽이나 바닥에 던지는 게 더 효과적이다. 에어로졸 소화기는 소화기 뚜껑을 열고 불이 난 곳을 향해 조준한 후 분사 버튼을 누르면 된다. 또 주방에는 기름 때문에 주방용 소화기가 별도로 필요하다. K급 이상 소화기를 구매해야 한다.
다 소화했다면 창문을 활짝 열고 환기한다. 약재 내 유해한 성분에 노출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아파트나 오피스텔에 있는 소화전은 문을 개방한 후 호스를 꺼내 불이 난 곳까지 꼬이지 않게 펼친다. 밸브는 왼쪽으로 돌려 서서히 연다. 방수 호수 끝부분을 두 손으로 잡고 불이 난 곳을 향해 불을 끈다. 소화전에 물건을 보관하거나 문을 막지 않도록 한다. 화재 시 빠른 대피를 하려면 복도나 비상구에 택배를 쌓아두거나 자전거를 보관하지 않아야 한다.
박준하 기자 june@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