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임플바이오리서치 대표 “5년 후 진가 발휘할 바이오柱에 투자해야”

2025-06-03

“2030년이면 국내에도 매출 5조원대 신약개발 회사가 등장하며 바이오산업에 새로운 지형이 형성될 것입니다. 그때 진가를 발휘할 기업을 고민하며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합니다.”

이해진 임플바이오리서치 대표는 바이오 분야 주식투자 기준으로 5년 후 기업 가치를 꼽았다. 28년간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로 종사한 그는 구독자 5만5000여명의 유튜브 채널 '이해진의 바이오 투자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이 대표는 올해 국내 바이오 상장사 주가가 미국발 관세, 약가 인하 등 대외 변수에도 선방했다고 판단했다. 미국 중·소형 바이오주는 연초 대비 주가가 10% 이상 떨어졌지만, 국내 기업은 전반적으로 주가 상승 추이를 보여서다. 올해 에이비엘바이오, 올릭스 등이 대형 기술계약을 잇달아 체결하는 등 전반적인 기술 경쟁력 향상이 밑바탕이 됐다.

이 대표는 개인투자자에게 필요한 투자원칙 다섯 가지를 제시했다. 치료 접근법(모달리티)이 바이오 트렌드에 부합하는지, 기술 경쟁력을 보유했는지, 임상데이터가 구체적으로 검증됐는지, 회사 보유자금이 충분한지, 투자자에게 투명하게 정보를 제공하는지 등이다.

얼핏 보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개인투자자는 실체 없는 호재만 보고 투자했다가 손실을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대표는 바이오 기술력과 회사 자금, 시장성이 모두 맞물려 있다고 봤다. 그는 “대형 바이오기업으로 성장할 기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신약 개발과 기술수출로 상당한 자금을 확보하고, 이 자금을 다시 연구개발(R&D)에 투입하며 추가 신약 개발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관심 있게 봐야할 기업으로는 유한양행과 SK바이오팜, 리가켐 바이오사이언스를 들었다. 유한양행과 SK바이오팜은 각각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라는 '블록버스터'급 신약을 보유했고 현금 여력이 충분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리가켐바이오는 항체약물접합체(ADC) 성장세가 명확하고, 임상 1상 단계지만 고형암 치료제 후보물질의 전임상 연구결과가 두드러졌다.

이 대표는 “바이오산업은 무엇보다도 돈에 좌우되는 구조”라면서 “초기기업이라도 혁신신약을 개발한 경쟁력을 보유했다면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난 4월 '동물실험 축소 로드맵'을 발표하며 급부상한 오가노이드(줄기세포를 배양해 인간 장기 구조나 기능을 재현한 유사체)와 인공지능(AI) 평가 기술에 대해선 보수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오가노이드의 동물 실험 대체 여부를 따지기 위한 데이터 확보에 시간이 걸리고, 단일 장기에서만 임상을 확인할 수 없어 현실화까진 아직 멀었다”면서 “국내 업체가 갑작스레 매출 수혜기업으로 주목받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매출 실현 근거가 분명한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그의 지론과 맞닿아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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