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한라산에 자생하는 구상나무 중 유전체 연구와 종 보전의 기준이 될 대표목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구상나무 대표목은 한라산 구상나무를 대표하는 형태적·유전적 형질을 가진 나무를 말한다.
한라산 구상나무 대표목은 남벽분기점에서 돈내코 코스 방면 해발 1600m 지점에 자생하고 있고, 등산로에서 볼 수 있다. 수고는 6.5m, 밑둥 둘레는 40㎝, 나이는 72년 정도로 추정된다.
대표목 선정은 2023년 계획 수립 후 전문가와 일반인 등 11명으로 선정위원회를 구성해 대표목 선정 기준을 정립하고, 한라산 자생지 내 후보목 16개체를 선발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후 두 차례 걸친 선정위원회 회의를 통해 4개체로 좁혀졌고, 현장회의를 거쳐 최종 1개체의 구상나무 대표목을 선발했다.
구상나무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라산과 지리산 등에 자생하는 우리나라 고유종이다.
2011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구상나무를 위기종으로 분류했다.
실제 한라산 구상나무림 분포 면적은 2006년 796.8㏊에서 2021년 606㏊로 15년간 190.8㏊나 감소했다.
구상나무 개체 수도 2017년 30만7388그루에서 2021년 29만4431그루로 4년 만에 1만2957그루가 말라 죽었다.
한라산 구상나무의 감소는 지구 기온 상승, 기후변화에 따른 태풍과 가뭄 등에 따른 집단 고사, 목재 이용과 가축 방목에 따른 인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제주도는 한라산 구상나무 쇠퇴와 고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종합적인 연구를 진행 중인데 구상나무 숲의 미래를 예측·대비하는 연구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기후변화 위기종인 구상나무의 종 보전을 위한 표준 유전체 지도 작성을 통해 국제 생물 다양성 협약 등에 따른 생물주권과 유전다양성 보전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구상나무의 고사 원인을 밝히고, 숲을 회복시킬 방안이 마련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