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 미국에서 미국의 인터넷 방송인이자 정치 논객 찰리 커크가 살해당한 사건은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 충격을 주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총에 맞아 쓰러지는 장면이 생생하게 녹화되어 소셜미디어를 통해 온라인에 퍼졌기 때문이다. 사건이 발생한 유타 밸리 대학교 행사장에는 3000여 명의 청중이 모여있었고, 많은 사람이 유명 인플루언서인 찰리 커크가 하는 말을 폰으로 녹화하고 있다가 뜻하지 않게 그의 마지막 순간을 촬영하게 된 것이다.
이들은 자기가 촬영한 암살 순간을 가감 없이 온라인에서 공유했고, 이들이 업로드한 끔찍한 영상은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미처 대응하기 전에 순식간에 인터넷에 퍼졌다. 사건이 일어난 지 몇 시간 후에는 대부분의 소셜미디어에서는 살해 장면을 볼 수 없게 처리했지만, 역사상 가장 생생하게 기록된 유명인의 암살 영상이 되었다. 스마트폰 기술의 발전과 소셜미디어의 보급이 가져다준 현상이다.
암살 직후 인종주의나 여성 혐오의 선을 넘은 말을 많이 했던 찰리 커크의 과거 발언들이 재조명되었는데, 그중에는 그가 사형수의 공개 처형을 되살려야 한다는 말을 하는 영상도 있었다. 그는 사형을 집행할 때는 방송으로 생중계해야 강력 범죄를 줄일 수 있으며, 방송 중에 코카콜라 같은 광고를 넣을 수도 있다는 끔찍한 말까지 거침없이 했다.
대부분의 인류 사회가 공개 처형을 없앤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아무리 사형수라고 해도 죽는 장면을 모두가 보게 하는 것은 인권의 심각한 침해이고, 범죄를 예방하기는커녕 사회를 더욱 폭력적으로 만들 뿐이기 때문이다. 공개 처형은 대중의 잔인한 관심을 충족시켜 주는 것 이상의 효과가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죽음은 그 어떤 암살 사건보다 많은 사람이 생생하게 목격하게 되었고, 미국 사회는 더 큰 폭력 사건이 벌어질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