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韓 찾은 알래스카 주지사 "우리 보고서를 보라… LNG 사업성 충분"

2025-03-26

한국을 방문 중인 마이크 던리비 미국 알래스카 주지사가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프로젝트에 사업성이 낮다는 것은 잘못된 과거 정보에 기반한 분석”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알래스카 LNG 사업에 투자하면 한국과 미국 및 민간기업들까지 모두 ‘윈윈윈’ 할 수 있다는 게 던리비 지사의 주장이다.

던리비 주지사는 26일 SK, 포스코 등 국내 기업들과 연쇄 면담을 진행하기에 앞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의 사업성 논란은 “잘못 알려진 것(misinformed)”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던리비 주지사는 25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아 한덕수 대통령 대행 겸 국무총리와 기업인들과 잇달아 만나 현지 투자를 요청했다.

알래스카 LNG 사업은 북극해 연안의 프루도베이 가스전을 개발해 이를 알래스카 최대 도시 앵커리지 인근 부동항인 니키스키까지 운송하는 사업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 일대에서 LNG를 생산해 해외에 수출하는 방식으로 자국 에너지 물가 상승률을 낮추고 막대한 국세 수입을 벌어들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10년 전과 지금은 사업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며 “한국은 알래스카 LNG 사업 투자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6년 오일 메이저인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과 엑손모빌 등이 철수했지만 그 뒤로 8년의 시간이 사업 구조 자체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얘기다.

실제 던리비 지사는 이날 본지 기자에게 글로벌 분석기관인 우드 맥킨지가 발간한 보고서를 직접 보여주며 근거 자료로 제시했다. 보고서는 2016년 당시 450억 달러(약 66조 원)로 추정됐던 알래스카 LNG 사업의 자본 투입 비용이 현재는 387억 달러(56조 7000억 원)로 14% 줄었다고 분석했다. 또한 1300km 길이의 송유관 건설 비용도 250억 달러에서 218억 달러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마디로 투자 비용이 과거보다 더 줄었다는 얘기다.

알래스카 LNG가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분석도 곁들였다. 100만 영국열량단위(BTU)당 알래스카 LNG의 원가는 2016년 2.09달러에서 현재 1.15달러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여기에 파이프라인 수송 및 액화 비용까지 고려한 판매 가격은 100만 BTU당 5.95달러로 멕시코만 LNG 가격과 거의 유사하다는 설명이다. 멕시코만 LNG 가격은 국제 가격과 비슷한 수준에서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던리비 주지사는 “알래스카에서 한국까지 LNG를 보내는데 9일 밖에 걸리지 않는다. 우리는 동맹이고 친구이지 않느냐”며 “결국 양측은 거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다만 던리비 지사의 예상과 달리 국내 에너지 업계에서는 여전히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대규모 인프라 사업의 경우 사전에 예상하지 못한 변수 탓에 공사 기간이 늘어나거나 추가 비용이 드는 경우가 많아서다. 특히 수송관을 설치해야 하는 곳이 인구가 희박한 영구동토층이어서 난공사가 예상된다는 점이 문제다. 에너지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십조 원에 이르는 투자비용에 비해 수익이 어느정도나 될지는 예측하기 어려워 아직 적극적으로 나서는 기업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알래스카산 LNG를 구입하면 한국이 트럼프 정부의 관세 부과를 회피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게 던리비 주지사의 생각이다. 그는 “미국산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니 무역 불균형이 해소된다”며 “이건 도움이 된다(That helps)”고 단언했다. 지난해 한국 LNG 수입액은 272억 7200만 달러인데 이 중 미국산은 30억 9200만 달러로 11.3%에 불과해 수입 확대 여지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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