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 맞는 ESG 공시 기준 선정과 대응

2025-03-07

보고서를 발간할 때 고려해야 할 이슈들은 적지 않다. 특히 처음 보고서를 발간하는 경우, 수많은 평가와 공시 기준 중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해야 하며, 보고서를 이미 발간해온 기업들 또한 새로운 공시 기준이 나올 때마다 채택 여부와 시점에 대해 고민이 많을 것이다.

현재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또는 ESG 보고서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ESG 공시 기준은 GRI Standards이다. GRI Standards는 현재 사용되는 ESG 공시 기준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글로벌 가이드라인으로 전 세계에서 사용되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기업 중 92%가 GRI 기준을 채택해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고 한다.

이로 인해 처음 보고서를 공시하는 기업들이 가장 먼저 선택하는 기준도 GRI였으나, 이제는 많이 사용되는 공시 기준만이 아니라 기업이 사업을 운영하는 지역에 따른 기준도 고려해야 하는 실정이다. 바로 2023년에 발표된 ISSB와 ESRS 기준이 그것이다.

ESRS는 EU의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 지침(CSRD, Corporate Sustainability Reporting Directive)의 일환으로, EU에서 발행한 ESG 공시 기준이다. GRI가 전 세계에서 자발적 공시로 사용되는 반면, ESRS는 EU 및 EU 내에서 활동하는 비EU 기업에 의무적으로 적용된다. 따라서 기업이 EU에서 활동하고 있다면, 대상 여부와 의무 공시 시점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다행히 ESRS의 문항 자체는 GRI와 유사한 부분이 많으며, 실제로 GRI와의 상호 협력을 통해 기업의 피로도를 줄이기 위한 ‘가능한 완전 일치’ 작업이 지속되고 있다.

ISSB는 IFRS 재단에서 발표한 글로벌 공시 기준으로, 투자자와 금융 시장의 요구에 초점을 맞춰 기준점을 제시하고 있다. ISSB 기준의 사용 의무화 여부는 각국의 당국이 결정하도록 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이를 수용해 2024년 4월 한국회계기준원에서 KSSB(Korea Sustainability Standards Board)를 발표했다. KSSB는 ISSB의 국내 버전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ISSB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을 기반으로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개정되어 Scope 3 배출량 등 일부 항목에서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동일하다.

GRI, ESRS, ISSB(또는 KSSB) 세 가지 ESG 대표 공시 기준은 유사한 부분이 많지만, 적용 대상과 세부 항목, 요구하는 초점에 분명한 차이가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기업들이 보고서를 공시할 때 어떤 공시 기준을 선택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GRI 공시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 Standards는 국제 지표로 전 세계에 적용되는 지속가능성 보고 표준이다. GRI는 아래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보편 표준(Universal Standards), 섹터 표준(Sector Standards), 주제 표준(Topic Standards)으로 세 부분으로 나뉜다.

보편 표준(Universal Standards)은 모든 기업 및 조직에 적용되는 기본 개념을 다루며, GRI 1, GRI 2, GRI 3으로 구성된다. GRI 1에서는 GRI의 목적, 핵심 개념, 보고 원칙을, GRI 2에서는 조직 정보, 보고 관행, 거버넌스, 정책을 다루고 있으며, GRI 3에서는 기업의 중대성 평가에 대해 설명한다.

섹터 표준(Sector Standards)에서는 기업이 속하는 산업에 따라 대응해야 할 주요 이슈들을 제시한다. 현재까지 총 4개의 섹터 표준(GRI 11 Oil & Gas, GRI 12 Coal, GRI 13 Agriculture, Aquaculture and Fishing, GRI 14 Mining)이 발표되었으며, 총 40개 부문에 대한 표준을 개발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이다.

주제 표준(Topic Standards)에서는 영역별 특정 주제에 관련된 영향을 보고하도록 요구하며, 경제 성과(GRI 200), 환경 성과(GRI 300), 사회 성과(GRI 400)로 구성된다. GRI 200에는 시장 지위와 조세 등이 포함되며, GRI 300은 에너지, 용수, 생물 다양성, 온실가스, 폐기물 등을 다룬다. GRI 400에서는 고용, 산업 안전, 교육, 공급망 관리, 지역사회, 고객 정보 보호 등의 내용을 포함한다. GRI는 자발적 공시 기준으로, GRI 2의 의무 공시 항목 외에는 기업이 공시하고자 하는 항목을 선택할 수 있다.

ESRS 공시 기준

유럽에 대기업이나 상장 중소기업을 보유하고 있거나 상장되어 있지 않더라도 EU에 속한 회사의 종속업체라면, ESRS에 주목해야 한다. ESRS는 유럽 법률인 CSRD를 기반으로 기업이 적용할 수 있도록 만든 ESG 공시 기준이다. GRI가 국제 공시 기준이라면, ESRS는 유럽에서 발행한 공시 기준서라 볼 수 있다. ESRS는 모든 기업이 공통적으로 공시해야 하는 일반 기준인 Set 1과 산업별 기준인 Set 2로 구성되며, Set 2는 추후 발행될 예정이다.

1. ESRS 1st Set의 기본 구성

ESRS 1st Set는 기본 개념 및 의무 공시 사항을 포함하는 공통 표준과 환경, 사회, 지배구조로 나뉘어 주제별 표준으로 구성된다.

ESRS 1은 기업이 CSRD에 따라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작성할 때 고려하고 적용해야 할 개념과 원칙을 담고 있다. ESRS 2는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의무 공시 사항으로 ‘지배구조, 전략, 영향, 위험 및 기회 관리, 지표 및 목표’라는 총 4가지 핵심 기둥(Pillars)으로 구성된다. 주제별 표준은 크게 환경, 사회, 지배구조로 나뉘며, 하위에는 환경(5개), 사회(4개), 지배구조(1개)로 총 10개의 표준이 제시된다.

ESRS에서는 주제별 표준에 대해 중대성 평가를 통해 기업이 공시할 정보를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또한, 공시하지 않는 항목에 대해서는 그 사유를 명시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기업은 ESRS 1의 중대성 평가 기준에 따라 선정된 주제에 대해 ESRS 2를 기반으로 지배구조의 역할과 계획, 목표를 공시할 것을 요구받는다.

ESRS 공시에서 기업 실무자들이 가장 난관에 빠지는 부분이 바로 이 중대성 평가다. 어떤 주제를 선정하고 공시해야 할지는 앞으로 기업들이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 중 하나로 남아 있다.

ISSB/KSSB 기준

국내 상장사의 경우 KSSB 공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ISSB를 기반으로 국내 특수성과 소규모 기업의 공시 역량을 고려한 공시 기준 마련 요구에 대응하고자, 2022년 12월 KSSB가 설립된 이래 2024년 4월 30일에 KSSB 초안이 발표되었다. 해당 기준에서 공시 대상 및 의무화 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공시되지 않았으며, 발표 시기는 2026년 이후로 연기된 상태로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추후 공시 대상이 될 수 있는 국내 상장사의 경우, 공시 의무화에 미리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KSSB는 투자자 정보 공시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해외 투자자의 투자를 받는 기업이라면 투자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다.

KSSB는 ISSB와 거의 동일하지만 일부 기준에 대해 더 구체적이거나 완화된 내용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ISSB에서는 단기, 중기, 장기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으나, KSSB에서는 단기 1년, 중기 1~5년, 장기 5년 이상의 정의를 제안하고 있다.

또한, KSSB는 제1호 일반사항과 제2호 기후 관련 공시사항 외에도 정책 목적을 고려한 추가 공시사항인 제101호를 발표했다.

1. KSSB 공시 초안 구성

제1호 일반사항에서는 기업이 지속가능성 관련 재무정보를 공시하는 원칙과 일반 요구사항을 제시하고 있으며, 제2호에서는 기후 관련 위험 및 기회에 대한 정보를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 제101호는 산발적으로 공시되고 있는 정보(법규에 따라 공개 중인 정보, 정책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정보)를 지속가능성 재무 정보 공시에 포함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적용 여부는 기업이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위 공시 기준들은 적용 대상이나 시점 등 기준마다 조금씩 상이하지만, 그들이 요구하는 세부적인 항목들을 살펴보면 거의 유사한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실제 서로 협력을 통해 ESG 공시 기준 일원화를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기업들은 자신들에게 맞는 혹은 적용 대상인 기준을 먼저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며, 해당 공시 기준이 요구하는 사항들에 맞춰 기업의 수준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마치며

ESG 공시기준의 점점 늘어나며 어떤 공시 기준을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업담당자들의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 판단된다. 다만, 자발적 공시에서 투자자에게 투명한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의무화가 예정된 만큼, 기업에서는 기업의 상황을 확인하고 맞는 공시 기준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ESG 정보 공시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없다. 단순 ESG 관련 활동의 나열이 아닌 활동에 따른 계량화 된 성과 데이터를 요구하는 공시 기준 및 평가가 늘어남에 따라 기업에서는 이에 대한 대비가 선제 되어야 한다. 이에 기업은 기업에 맞는 공시 기준을 선정하고 해당 기준에서 요구하는 데이터 포인트에 맞춰 데이터 체계 구축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아직 의무화는 되지 않았다. 지금부터라도 기업의 실정과 상황에 맞춰 대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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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소개]

더와이 주식회사는 청년실업해소 목적의 소셜벤처로 시작하여 현재 ESG 컨설팅 및 교육 전문기관으로써 ESG 전략 및 운영체계 구축, ESG 보고서, 공급망 ESG 컨설팅 및 실사 운영, RBA 및 Ecovadis 등 평가 대응, 교육운영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 4년간 대한민국산업대상 일자리부문 대상을 수상하는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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