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이 551만원?…스마트폰에 ‘반도체 관세’ 붙으면 얼마 될까 [뉴스+]

2025-04-14

“스마트폰 등 반도체 관세에 포함”…‘관세전쟁 계속’ 강조

중국산 아이폰 일단 ‘20%’만 부과…551만원 예측도 나와

애플 ‘중국 리스크’ 직면…글로벌 공급망 구조 전환 압박

계속 달라지는 트럼프 ‘오락가락’ 관세 정책…시장 불안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마트폰을 비롯한 전자제품에 상호관세가 아닌 새로운 범주의 관세 적용을 시사하면서 반도체 부품이 대거 사용되는 품목을 대상으로 한 ‘미·중 관세 전쟁’에서 한발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글로벌 통상 전쟁을 불러온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드라이브로 향후 스마트폰 가격은 물론 산업 지형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1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소셜’을 통해 “우리는 다가오는 국가 안보 관세 조사에서 반도체와 전자제품 공급망 전체를 들여다 볼 것”이라며 “관세 예외(exception)가 아니라 단지 다른 관세 범주(bucket)로 옮기는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가 들어가는 전자제품 등 국가 안보에 중요한 품목은 앞서 25% 관세를 부과한 철강이나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상호관세와 중첩되지 않는 ‘품목별 관세’를 따로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같은 날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도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스마트폰, 컴퓨터, 평판 TV 디스플레이, 반도체 기반 저장장치 등 상호관세 면제 대상 품목들은 향후 반도체 관세 범주에 포함될 것”이라며 “한두 달 내 발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조만간 반도체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외국 제품이 미국 안보에 위협을 끼칠 경우 대통령이 긴급하게 조치할 수 있는 권한이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 등에 이른바 ‘반도체 관세’가 부과되기 전까지 중국에서 생산된 아이폰에는 20%의 관세만 붙게 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125%, 그 외 국가에 10%의 상호관세를 부과했다. 지난 2월에는 미국으로 유입되는 중국산 펜타닐(좀비마약) 원료를 문제 삼아 중국에 20%(10%+10%)의 관세도 적용했다.

이로 인해 중국산 아이폰에는 145%(기존 펜타닐 관세 20%+상호관세 125%), 그 외 국가에서 생산된 아이폰에는 10%의 관세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됐다. 아이폰의 전체 생산량 중 약 90%가 중국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해외 생산-미국 수입’ 아이폰에 부과되는 평균 관세율은 약 131.5%일 것이라는 추산도 나왔다.

미국의 IT전문매체 씨넷(CNET)은 상호관세 부과 시 미국 내 아이폰 가격이 2배 넘게 뛸 것으로 전망했다. 씨넷은 대중국 관세가 반영되면 아이폰16 프로 맥스(1TB)는 현재 1599달러(약 232만원)에서 약 3598달러(약 522만원)로 급등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계산엔 펜타닐 관세 20%가 반영되지 않아 일각에선 145%의 관세율이 적용될 경우 아이폰16 프로 맥스 1TB 모델 가격은 최대 3800달러(약 551만원)를 웃돌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품목별 관세를 예고한 만큼 다른 유형의 관세가 적용되더라도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125%의 상호관세보다는 낮을 것으로 관측된다.

하루가 멀다 하고 달라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조치는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75개국 이상을 대상으로 상호관세 조치를 시행한다고 2일 발표한 뒤, 이를 9일 시행했다. 하지만 뉴욕 주가가 폭락하며 시장 불안감이 커지자 시행 13시간 만에 중국을 제외한 국가의 상호관세 부과를 90일 동안 중단했다.

이처럼 오락가락하는 관세 정책을 우려하는 여론조사 결과도 잇따르고 있다.

CBS 방송이 유거브와 미국 성인 2410명을 조사한 결과, 75%는 “단기간에 물가 상승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영향이 없다”는 20%, “물가가 내려갈 것”이란 응답은 5%에 불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관세 정책 이면에는 ‘미국 내 생산기반 회복’이라는 정치적 목표가 깔려 있는 만큼, 향후 스마트폰 산업의 공급망 구조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애플의 ‘생산 외주화’ 전략이 중대한 전환점을 맞을지 주목된다. 애플은 스티브 잡스 시절부터 아이폰 부품을 미국 밖에서 조달·조립하는 해외 생산 기조를 유지해왔다.

월스트리트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글로벌 기술 리서치 책임자에 따르면, 애플이 전체 공급망의 10%를 미국으로 이전하는 데에만 약 300억 달러와 3년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애플은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폭탄을 경고하던 지난 2월부터 향후 4년간 미국에 5000억 달러(약 726조원)를 투자하고 제조업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미국 안에서 아이폰을 생산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에서 아이폰이 생산되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지만, 생산 시설·인력 부족 등 이유로 애플이 미국으로 생산지를 이전할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이 나온다. 애플은 앞으로 인도에서 생산된 아이폰의 미국 시장 공급량을 더 늘릴 방침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관세로 인해 아이폰 가격이 2배 오른다는 건 최악의 시나리오이지만, 중국 의존도가 높은 애플에는 현실적인 리스크”라며 “미중 무역 갈등이 장기화하고 있는 만큼, 제조업체들의 공급망 분산 전략은 필수적”이라고 내다봤다.

국윤진 기자 sou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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