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이사회 재편
제주항공·진에어, 배당 정책 조정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국내 주요 항공사들이 26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주요 안건을 통과시켰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통합을 대비한 이사회 구성과 재무 구조 정비에 집중했고, 저비용항공사(LCC)들도 배당 정책과 재무 개선에 나섰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는 이날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대한항공·아시아나, 이사 규모 조정…통합 준비 과정

대한항공은 이날 이사 수를 기존 14명에서 10명으로 줄이고, 보수 한도는 90억원에서 120억원으로 확대하는 안건이 통과됐다.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이사 규모는 완전한 통합 이후 다시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매 결산기말 배당 기준일 내용을 삭제하고, 주식 발행 시기와 상관없이 동등한 배당이 가능하도록 정관도 변경했다.
이 외에도 제63기 재무제표 승인, 송재용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사외이사 선임 등 모든 안건이 무난하게 통과됐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우기홍 부회장이 조원태 회장의 인사말을 대독했다.
조 회장은 "지난해 12월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 완료해 통합 항공사 출범을 위한 본격적인 여정을 시작했다"며 "더 높은 수준의 안전과 더 나은 서비스를 바탕으로 글로벌 항공시장에서 유수의 메가캐리어들과 당당히 경쟁해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글로벌 네트워크 캐리어로 도약하는 시작점에서 고객, 사회, 임직원들의 신뢰를 굳건히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시아나항공은 이사 수를 기존 6명에서 7명으로 확대하는 안건이 통과됐다. 이들의 보수 한도는 기존과 동일한 18억원으로 책정됐다.
송보영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는 "두 차례의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새로운 이사진 구성, 화물사업부 매각을 결정했으니 이제는 수익창출이란 성과를 일궈낼 시기"라며 "안건으로 상정된 이사 보수한도 승인 건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중요한 절차"라고 강조했다.
◆ 제주항공·진에어 주총 키워드 '신뢰 확보'
이날 LCC인 제주항공과 진에어도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했다.

제주항공은 주요 안건으로 올린 분기배당 제도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 건이 가결됐다. 기존 중간배당에서 분기배당으로 배당 제도를 전환하는 것이다.
기존 연 2회였던 배당금 지급 주기가 연 4회로 늘어날 경우 주주들의 현금 흐름이 개선되고, 회사 신뢰도의 상승 효과도 낼 수 있다.

진에어 주주총회에서는 박병률 대표가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박 대표는 2022년부터 진에어 대표를 맡고 있다.
진에어는 또 자본준비금 2961억원 중 1106억원을 결손금 보존에 사용하고, 나머지 894억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자본준비금을 통해 이익잉여금을 조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배당하는 것으로 사실상 감액배당을 실행하는 것이다. 이는 일반배당보다 실질 수익률이 높고, 기업이 유휴 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한다. 업계에서는 진에어가 통합 LCC 출범을 앞두고 신뢰 확보를 위해 이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해석한다.
항공업계에서는 각 회사가 직면한 상황을 반영한 안건이 모두 통과돼 올해 경영 성과가 기대된다는 반응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내 항공사들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좋았지만 환율 변동 등으로 여전히 비용 부담이 크다"며 "이사 수 조정과 배당 정책 변화는 회사의 장기적인 수익성 확보와 주주 신뢰 확보를 동시에 이룰 수 있는 안건이니 각 항공사의 책임 경영 기조가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티웨이항공은 31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신임 이사진을 선임할 예정이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