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 정국이라는 엄청난 돌발 변수를 만났지만 정부 계획대로라면 시범지구 선정을 끝낸 1기 신도시 재건축은 이제 본궤도에 오르게 됩니다. 12월 재건축 전체 밑그림인 기본계획이 확정되면 새해에 구역별로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입니다.
1기 신도시 재건축의 강력한 추진력이자 동시에 발목을 잡을 수 있는 걸림돌이 ‘통합’입니다. 여러 개 단지를 하나의 구역으로 묶는 것입니다. 계획적인 개발이 쉽고 규모의 경제 이득이 크다는 게 매력입니다. 50개 단지 3만6000가구가 시범지구 13개 구역으로 통합했습니다. 구역당 평균 3.85개 단지, 2761가구입니다. 최대 구역이 6개 단지, 4392가구입니다.
통합 추진력은 ‘집안 화목’에 달려 있습니다. 합심하면 추진력을 극대화할 수 있지만 내홍에 시달리면 깨질 수도 있습니다. 한 집안도 조용할 날이 많지 않은데 한 지붕 아래 모인 여러 집안이 오죽하겠습니까.
하지만 성공적인 통합 재건축은 ‘로또’ 결실을 볼 수 있습니다. 반포의 국내 최고가 아파트가 바로 통합 재건축 단지입니다.
래미안원베일리, 5개 단지 통합 재건축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지난해 8월 말 준공한 ‘신상’ 아파트입니다. 최고 35층, 전용 46~234㎡ 2990가구입니다. 인근 아크로리버파크를 제치고 국내 최고가 단지로 올라섰습니다. 래미안원베일리와 아크로리버파크의 같은 전용면적 최고 실거래가를 보면 전용 59㎡ 각각 38억3000만원, 36억5000만원, 전용 84㎡ 각각 60억원, 54억8000만원입니다.
이 아파트는 통합 재건축 단지입니다. 신반포3차와 반포경남, 신반포23차, 우정에쉐르 1차, 우정에쉐르 2차 5개 단지가 합쳤습니다.
통합 재건축 경과를 살펴보겠습니다. 신반포3차가 단독으로 재건축을 추진해 2015년 4월 조합을 설립했습니다. 6월 인근 경남, 신반포23차와 통합 재건축 합의서를 체결했습니다. 이어 8월에 우정 1, 2차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합의했고 10월 통합 재건축 조합을 설립했습니다.
재건축 덩치가 2배 넘게 커졌습니다. 신반포3차 1100여 가구로 시작한 재건축 사업 규모가 5개 단지를 아우르는 2600여 가구가 됐습니다. 2017년 9월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2018년 7월 관리처분계획인가까지 났습니다. 4개월 만인 11월 말 이주를 완료했습니다. 이주와 사업계획 변경을 거쳐 2020년 4월 착공에 들어갔고 6월 일반분양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