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샘 올트먼 긁는 머스크…AI판 '사랑과 전쟁'? [팩플]

2025-02-12

만나고 싸우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자한다. 인공지능(AI) 업계판 ‘사랑과 전쟁’일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오픈 AI를 인수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샘 올트먼 오픈 AI CEO가 강하게 반발하며 장외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올트먼의 우군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와 새 우군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까지, 글로벌 빅테크 수장들간 복잡하게 얽힌 역학관계가 주목받고 있다.

무슨 일이야

11일(현지시간) 올트먼은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머스크의 오픈AI 인수 제안에 대해 “오픈AI는 매각 대상이 아니다. 말도 안 된다”고 일축했다. 그는 같은 날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선 “머스크의 삶 전체가 불안에서 비롯된 것 같아 안타깝다”며 “그를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도 말했다. 올트먼의 날 선 반응은 전날 머스크 측 법률 대리인이 오픈AI의 지배 지분을 974억달러(141조원)에 인수하고 싶다는 제안을 한 데 따른 것이다. 올트먼은 제안이 공개된 당일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에 “고맙지만 사양하겠다. 원한다면 우리가 (머스크가 소유한) 트위터를 97억4000만달러(약 14조원)에 사겠다"라고 응수하기도했다.

그간 맥락을 보면

①일론 머스크는: 머스크와 올트먼 갈등,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두 사람은 2015년 비영리단체인 오픈AI를 올트먼과 같이 설립한 창업 동지다. 하지만 머스크는 2018년 오픈AI를 떠났다. 결별 사유을 두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올트먼이 영리 사업을 시작하려고 해서 머스크가 떠났다는 설과, 머스크가 오픈AI를 지배하려 하자 이를 다른 창업자들이 막다가 떠났다는 설이 있다. 머스크는 지난해 오픈AI를 비판하며 자신의 AI기업 ‘xAI’를 세웠고, 챗GPT와 유사한 AI 챗봇 ‘그록’을 선보였다.

②사티아 나델라는: 머스크가 떠난 뒤 올트먼은 2019년 오픈AI의 사업 법인을 만들었고, MS의 손을 잡았다. 새 동업자 나델라는 2022년 11월 오픈AI가 챗GPT를 내놓자 130억 달러 대규모 투자를 집행했고 MS는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MS의 대표 AI 상품 ‘코파일럿’이 나올 수 있었던 것도 오픈AI와 협력 덕분이다. 올트먼이 2023년 11월 CEO 자리에서 일시적으로 쫓겨났을 때도 나델라는 올트먼을 지지했고, 복귀에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 그러나 MS가 지난해 3월 딥마인드 공동창업자였던 무스타파 술레이만을 AI 사업부 책임자로 영입하면서, 끈끈했던 관계가 점차 소원해졌다. AI업계에선 오픈AI가 MS 외 다른 클라우드를 이용할 수 있게 MS에 요구하면서 사이가 틀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③손정의는: MS와 소원해진 자리를 채운 사람은 손정의 회장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오픈AI와 오라클, 소프트뱅크가 참여하는 ‘스타게이트’ 합작회사를 공개했다. 대규모 데이터센터 등 미국 내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게 목표다. 오픈AI는 기술을, 오라클은 클라우드를, 소프트뱅크는 투자를 맡는 식. 이와 별개로 소프트뱅크는 오픈AI에 최소 150억 달러에서 최대 250억 달러를 투자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논의가 현실화할 경우, MS 대신 소프트뱅크가 오픈AI 최대주주로 등극하게 된다.

이게 왜 중요해

글로벌 빅테크 수장들의 만남과 헤어짐 이면엔 복잡한 손익계산법이 숨어 있다. 특히 이번 머스크의 인수 제안은 오픈AI 흔들기라는 분석이 많다. 현재 오픈AI는 비영리 법인 이사회가 사업 법인을 통제하는 형태다. 올트먼은 통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비영리 법인에 사업 법인 일정 지분을 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머스크의 제안으로 이 계획이 어그러질 수 있게 됐다. WSJ(월스트리트저널)은 “머스크가 제시한 974억 달러 규모 지분 인수 제안은 오픈AI의 가치를 재평가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즉 올트먼으로선 통제에서 벗어나는 대가로 더 많은 비용을 내야하는 상황이 된 셈이다. 이는 추가 투자에도 영향을 미친다. 소프트뱅크가 오픈AI가 영리법인으로 전환되면 일부 지분을 받는 방식으로 투자를 검토하고 있어서다. 올트먼이 “우리를 괴롭히려는 그(머스크)의 또 다른 전략”이라고 언급한 배경이다. 치열한 AI 경쟁에서 오픈AI의 발목을 잡는 게 머스크의 목표라는 평가.

‘외통수’에 빠진 올트먼이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지에 업계 시선이 주목되고 있다. 현재 오픈AI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추론 모델, AI 에이전트 등을 내놓으면서 딥시크 쇼크 와중에도 업계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사건은 실리콘밸리의 두 거물, 머스크와 올트먼 간의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더중앙플러스: 다사다난 AI 업계, 더 깊게 알고 싶다면

① 알파고 만든 AI 리더의 경고 “제발 AI 좀 억제하게 해달라”

딥마인드 공동창업자이자 이제 마이크로소프트(MS)의 AI를 이끌게 된 무스타파 술레이만, 그의 생각이 궁금하다면.

②올트먼 쫓아낸 주동자의 돌변…‘실패한 쿠데타’ 막전막후

샘 올트먼도 오픈AI에서 쫓겨난 적이 있다. 드라마보다 드라마 같은 사건의 이면을 보고 싶다면.

③ 딥시크 쇼크? 4대천왕 더 있다…中 10년간의 ‘치밀한 빌드업’ [딥시크 스톰①]

파란 고래를 로고로 내세운 인공지능(AI) 챗봇이 글로벌 앱스토어 1위를 휩쓸며 챗GPT를 위협한다.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만든 동명의 서비스 딥시크다. 최신 반도체도, 소프트웨어(SW)도 미국이 틀어쥐고 제재했는데 대체 어떻게? 중국엔 딥시크 같은 AI 기업이 4000개 이상 있다는데, 딥시크 이후의 AI 세계, 한국은 생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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