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DC 인근에서 발생한 여객기와 육군 헬기 충돌 사고에서 생존자가 없다고 30일(현지 시간) 공식 확인했다.
아울러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조 바이든 행정부 등 민주당 전임 행정부가 다양성 정책을 추진한 결과 이러한 참사가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여객기 추락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구조)작업은 이제 수습 임무로 전환했다"며 "안타깝게도 생존자는 없다"고 밝혔다.
사고 여객기에는 승무원 4명과 승객 60명, 헬기에는 군인 3명이 타고 있었는데, 67명 모두 사망했다는 판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연방항공청(FAA)과 연방교통안전위원회(FTSB), 미군이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며 "22년 경력의 베테랑인 크리스토퍼 로슬로우를 FAA 청장 대행으로 즉시 임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알지 못한다면서도 전임 민주당 행정부의 잘못된 정책이 이러한 참사를 유발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무엇이 이러한 충돌을 이끌었는지 알지 못하지만, 매우 강력한 의견과 아이디어는 갖고 있다"며 "수년간 이러한 일이 발생하는 것을 지켜보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똑똑하고 정신적으로 우월한 사람들만이 항공교통관제사가 될 수 있었다는 것을 기억할 것이다"며 "전에는 그렇지 않았기에 내가 2016년 당선됐을 때 아주 일찍 변화를 시도했다. 그러다 내가 백악관을 떠났고 바이든이 와서 심지어 전보다 더 (기준을) 낮게 변경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안전을 가장 먼저 뒀고, 오바마와 바이든, 민주당은 정책을 가장 앞에 뒀다"고 비난했다.
오바마,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한 다양성 정책으로 인해 수준미달의 인력들이 관제사가 되면서 이러한 참사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를 들겠다며 "FAA 다양성 추진은 중증 지적, 정신 장애인을 고용하는데 초점을 두는 것도 포함한다"며 "FAA 내 그룹에 백인 노동자가 너무 많아서 그걸을 바꾸려 노력했다는 것은 또다른 이야기"라고 말했다.
다만 다양성 정책이 이번 사고로 이어졌다는 구체적인 증거는 언급하지 않았다.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가 무엇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냥 그렇게 됐다"고 답했고, 어떻게 그러한 결론에 이르렀냐고 다른 기자가 묻자 "나는 상식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바이든 전임 행정부의 이른바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은 트럼프 행정부가 취임 첫날부터 줄기차게 공격해온 의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연방정부 전체에 이러한 정책을 폐기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하지만 명확한 근거도 없이 여객기 추락 참사를 정치 문제로 직결지어 논란이 예상된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충돌 희생자들을 기리는 묵념으로 기자회견을 시작했지만, 그러고나서는 연단에서 대부분 시간을 비극 이후 치유보다는 정치적 비난을 퍼붓는데 사용했다"며 "증거없이 교통관제사, 헬기 조종사 그리고 민주당 정책을 비난했다"고 짚었다.
실제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관제사들의 능력이 떨어진다는 발언 이후 헬기조종사에게 책임이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 사망한 승객 60명 가운데 일부는 러시아 등 외국 국적자라고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련 질문에 "몇몇 국가들이 있었다. 한시간 이내에 발표할 것이며 매우 구체적인 정보가 있다. 해당 국가들에 전화를 했고, 그들 중 대부분과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러시아 국적자들의 유해도 돌려보낼 예정이냐는 질문에는 "양국간 직접비행편은 없지만, 이미 러시아측과 연락했다"며 유해를 이송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시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