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외국인직접투자 7억 7800만 달러, 전년 대비 15.1% 하락
도착액 3억 6300만 달러로 20.7% 감소, 신고액의 절반도 못미쳐
투자 건수는 늘었으나 대규모 신규 투자 부재로 전체 규모는 축소
글로벌 경제와 국내 정치적 변수 겹쳐 투자 심리 위축 가속화 우려
전북 지역의 외국인직접투자(FDI)가 하락세를 보이며, 지역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글로벌 경기침체와 국내외 정세 불안으로 외국 투자 심리 위축이 가속화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 10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전북특별자치도에 따르면 2024년 전북의 외국인직접투자는 신고액 기준 전년 대비 15.1% 감소한 7억 7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20억 2200만 달러를 기록한 이후 가파른 하락세다. 2023년에는 9억 1600만 달러로 54.7% 급감했으며, 2년 사이 투자액이 61.5%나 줄어들었다.
실제 투자가 이루어진 도착액은 3억 6300만 달러로, 신고액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으며 전년(4억 5800만 달러) 대비 20.7% 급감했다. 도착 업체 수는 2024년 42개사로, 2023년 43개사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같은 투자 감소의 주된 원인으로는 신규 대형 투자의 부재가 지목된다. 지난해 주요 투자를 살펴보면, 동우화인켐의 1억 7800만 달러 규모 투자는 미처분이익잉여금을 활용했다. 전주페이퍼의 8100만 달러 투자는 글로벌세아그룹의 기업인수 과정에서 발생했다. 도레이첨단소재의 7200만 달러 투자를 제외하면 대부분 소규모 투자에 그쳤다.
투자 건수는 2022년 32건에서 2023년 49건, 2024년 57건으로 증가했으나, 투자 규모는 오히려 감소했다. 도착 기준 상위 3개 기업을 제외한 39건의 투자금액이 3200만 달러에 불과해 투자의 질적 성장이 미흡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증가는 전북의 외국인직접투자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미국 대선 이후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정책 변경 가능성과 미·중 무역분쟁의 심화는 여전히 외국 기업들의 투자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전북은 이차전지와 연계한 중국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이러한 대외 여건에 더욱 민감한 상황이다. 여기에 탄핵 정국과 조기 대선 가능성 등 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겹치며 일부 외국계 기업들은 도내에 투자 결정을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는 실정이다.
다만 전북은 투자 유치액이 감소했음에도, 서울(129억 4000만 달러)과 경기(39억 2000만 달러), 충남(8억 3700만 달러)에 이어 전국 4위(신고액 기준)의 투자 규모를 기록하며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다.
신고 기준 국가별 투자 현황을 보면 중국 기업이 26개사로 3억 7310만 달러를 투자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태국 기업 4개사가 40만 달러, 베트남 기업 4개사가 31만 달러를 각각 투자했다. 업종별로는 식품 분야가 14개사 825만 달러로 최대 투자 실적을 기록했으며, 기계부품 분야가 11개사 379만 달러, 반도체 분야는 1개사가 370만 달러를 투자하며 그 뒤를 이었다.
전북자치도 관계자는 "올해는 새만금 3·7 공구 매립 완료로 산업시설용지 분양이 가능해지고, 탄소산단도 본격적인 분양이 시작되는 만큼 대규모 부지 공급으로 투자 유치가 개선될 것"이라며 "미국 정부의 정책 방향이 구체화되는 시점에 맞춰 새로운 투자유치 전략을 마련하고, IRA 정책과 관세 부과 방향이 확정되면 이에 맞춘 맞춤형 기업 유치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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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찬 sunchankim9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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