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부터 보이는 충동적 행동, 실어증··· ‘이것’ 때문이라고?

2024-12-25

치매의 다양한 유형 중 50대에 많이 나타나는 ‘전두측두엽 치매’가 생기면 흔한 치매 증상인 기억력 감퇴보다는 충동적인 행동이나 집착, 단어 선택의 어려움 등이 나타나기 쉽다. 비교적 이른 나이부터 치매가 진행하는 것을 막으려면 조기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미국의 유명 배우 브루스 윌리스가 앓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 전두측두엽 치매는 뇌의 앞쪽인 전두엽과 옆쪽 아래 측두엽이 퇴화하며 발생한다. 치매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의 전형적인 증상은 기억력과 언어기능의 장애를 비롯해 판단력과 방향 감각을 상실하는 등으로 나타나지만 전두측두엽 치매의 대표적 증상은 이와 차이를 보인다. 전두측두엽 치매는 초기에 두드러지는 증상에 따라 성격의 변화와 행동장애가 나타나는 행동 변이형과 언어능력 저하가 나타나는 언어변이형으로 분류된다.

행동변이형에선 이전과 다른 성격을 보이며 충동적이고 무례한 행동을 하는 특징이 나타난다. 또 사회적 예절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감정을 표현하거나 공감하는 능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이와 함께 특정한 말이나 활동에 과도하게 집착하거나 반복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며 강박적으로 물건을 모으는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 언어변이형에선 말을 할 때 단어를 선택하는 데 어려움을 많이 겪으며 치매가 진행될수록 말수가 점점 줄어들거나 같은 말을 거듭하는 증상을 보일 수도 있다.

전체 치매 중 약 10%를 차지하는 전두측두엽 치매는 가족력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또 비교적 이른 나이에 치매가 나타나 40대부터 진행되는 경우도 있는데, 가장 많이 발병하는 연령대는 50대이다. 병세가 일찍부터 빠르게 진행되므로 알츠하이머병 같은 다른 유형의 치매보다 수명이 짧은 편이어서 조기에 진단할 필요가 있다. 이은주 세란병원 신경과 과장은 “전두측두엽 치매는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초반에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양전자방출 단층촬영(PET-CT) 검사 등을 활용해 치매를 조기 진단하고 필요하다면 약물 치료를 통해 병의 급속한 진행을 억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치료 과정에선 특히 심리행동 문제가 많은 이 치매의 특성상 관련 증상을 조절하기 위한 약물치료를 우선한다. 인지기능 개선제와 행동심리증상을 조절하는 약제가 사용되며 인지훈련 및 언어치료 등의 비약물적 방법으로도 증상의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또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기분·행동 장애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진 다양한 약제들도 사용할 수 있다. 이은주 과장은 “전두측두엽 치매 환자의 주변 환경을 조절하고 문제 행동을 줄이는 것은 환자는 물론 가족의 스트레스나 위험도 줄일 수 있다”며 “운동 능력에 어려움이 있는 환자에게는 운동 재활 치료를, 실어증이 있는 환자에게는 언어 치료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