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가 이상해” 선생 탓했다, 우리 아이 뜻밖의 영재 신호

2025-11-19

‘혹시 영재인가?’ 아이를 키우면서 누구나 한 번쯤 하는 생각이다. 또래보다 말이 빠르거나, 한 번 읽어준 책을 기억하거나, 퍼즐을 잘 맞추는 모습을 보면 어김없이 이 질문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하지만 실제로 똑똑하게 자라는 건 일부에 불과하다. 이유가 뭘까?

아이들은 저마다 재능을 갖고 태어납니다. 그렇다고 모두 영재가 되는 건 아니에요. 양육자가 하기 나름이죠.

『머리 좋은 아이는 이렇게 키웁니다』를 쓴 미국 임상심리학자 에일린 케네디 무어 박사의 말이다. 그는 교육열이 높기로 유명한 미국 뉴저지주 프린스턴에서 20년째 상담소를 운영하고 있다. 인근에 프린스턴대 같은 아이비리그를 비롯해 명문 보딩스쿨과 학업 성과가 뛰어난 중·고등학교가 모여 있는 곳이다.

그의 상담소에는 ‘똑똑해서 불행한’ 아이들이 끊임없이 찾아왔다. 양육자가 아이들의 영재성을 문제 행동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자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거나,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거나, 학습에 의욕이 없었다. 그는 이곳에서 수많은 아이를 만나면서 깨달았다. “영재에게 맞는 양육법은 따로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는 “똑똑하다고 걱정이 없는 건 아니다”며 “특히 사춘기 시작 전인 7~13세 때 아이가 보내는 SOS 신호를 무시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런 내용을 담은 책은 2011년 처음 나와 전 세계 10여 개국에 번역 출간됐다. 한국에서는 지난 9월 재출간됐고, 나오자마자 육아·양육 부문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7세 고시’ ‘4세 고시’가 유행할 정도로 조기교육이 과열되다 보니, 똑똑한 아이 양육에 대한 관심도 그만큼 높아졌다. 그렇다면 똑똑한 아이는 어떻게 키워야 할까? 눈여겨봐야 할 행동과 대처법은 뭘까? 헬로페어런츠(hello! Parents)가 지난달 케네디 무어 박사를 이메일로 만나 물었다. 그는 아동발달 전문가인 동시에 4남매를 키우는 양육자기도 하다.

Intro 똑똑한 아이 양육법은 다르다

신호① 완벽주의: 실수 못 견딘다?

신호② 사회성 부족: 친구 못 사귄다?

신호③ 의욕 상실: 노력 안 한다?

🚨신호① 완벽주의: 실수 못 견딘다?

에일린 케네디 무어 박사는 똑똑한 아이들이 자주 빠지는 함정 중 완벽주의를 첫손에 꼽았다. 이런 아이들은 새로운 개념을 빨리 익히지 못할 때 울거나 화를 내고, 실수한 뒤 스스로 “멍청하다”고 자책한다. 또 “시험을 못 본 게 선생님이 문제를 잘못 냈기 때문”이라고 툭하면 남 탓을 한다. 케네디 무어 박사는 “완벽주의를 누그러뜨려야 성장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완벽주의가 꼭 나쁜 건가요? 성취의 동력이 될 수도 있지 않나요?

일을 꼼꼼히 하는 것과 완벽주의는 다릅니다. 완벽을 추구할수록 성과는 저조한 경우가 많아요. 잘못할까 봐 두려운 마음에 일 시작과 진행이 늦고, 사소한 데 신경쓰느라 중요한 걸 놓치거든요. 또 잘하려는 부담감 때문에 일을 그르치기도 하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자신이 아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고요. 미국의 유명 TV 애니메이션 ‘사우스 파크’ 공동 제작자인 맷 스톤의 일화를 들려드릴게요. 그가 6학년 때 수학 영재반 시험을 치르는데, 친구들이 그러더래요. “이 시험 망치면 내년에 영재반 못 들어가고, 내년에 못 들어가면 앞으로도 계속 못 들어가. 그럼 결국 비참하고 외롭게 죽을 거야. 이 시험 망치면 절대 안 돼.” 이런 마음으로 시험을 잘 볼 수가 있을까요? 그리고 시험을 잘 못 본 아이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완벽주의가 아이를 불행하게 만드는 셈이죠.

이미 잘한 경험이 많을 텐데, 왜 완벽에 집착할까요?

대다수 똑똑한 아이들은 훌륭한 결과에 대해 칭찬받은 경험만 많아요. 이게 독이 된 거죠. 완벽한 성과와 똑똑한 머리만이 자신의 가치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이런 아이들은 “최선을 다하라”는 말을 “무슨 수를 써서든 상상할 수 있는 최상의 결과를 내라”로 해석해요. 조금만 실수해도 “완전히 망쳤다”며 절망하고 흥분하죠.

양육자가 어떻게 해줘야 할까요?

우선 아이가 처한 상황에 공감해 주세요. 다만 감정의 수위는 낮춰서 진정시켜야 합니다. “완전히 망쳤어” 하는 아이한테 “네가 바라던 만큼 잘 해내지 못했구나” 하는 식으로요. 똑똑한 아이들은 부모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더 감정을 폭발시키기도 해요. “선생님이 이상하게 가르쳐 줬다”면서 남 탓을 하기도 하고요. 부모의 실망과 분노를 그쪽으로 돌리는 거죠.

진정시킨 다음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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