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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는 힘을 비축하는 시기였다면, 이제는 그 결과물을 보이는 시기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올해 ‘슈퍼 IP’를 대거 공개하며 스튜디오 양강구도를 흔들 도전자로 나섰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는 18일 2025년 선보일 주요 라인업을 소개했다. 이 라인업에는 이병헌, 고현정, 송혜교, 손석구, 아이유, 김고은, 변우석 등 글로벌 스타들과 지난해 급부상한 스타들이 대거 포함됐다.
또한 계열사인 IP 업체 카카오페이지 원작 웹툰과 웹소설 작품들도 대거 실사화되며 대열에 합류했다. 그 규모나 화제성으로 봤을 때 기존 양강에도 꿀리지 않을 라인업을 완성했다.
지난해까지 ‘사내맞선’ ‘남남’ ‘지금 거신 전화는’ 등 카카오의 스토리 IP(지식재산권) 원작 작품들이 소개된 기세를 올해 여러 작품이 잇는다. 4월 MBC 금토극 ‘바니와 오빠들’, 하반기 공개되는 넷플릭스 ‘악연’이 있다. 또한 오는 27일에는 일본 후지TV가 제작에 참여한 왓챠 시리즈 ‘비밀 사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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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니와 오빠들’에는 노정의, 이채민, 조준영 등 신예들이, ‘악연’은 박해수, 신민아, 이희준, 김성균이 합류했다.
믿고 보는 배우들의 대열도 따른다. 가장 먼저 공개되는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는 아이유, 박보검, 문소리, 박해준 등이 등장한다. 제주에서 태어난 두 남녀의 모험 가득한 일생이 펼쳐진다. 디즈니플러스의 ‘나인 퍼즐’은 김다미와 손석구의 만남으로 관심을 모은다. 10년 전 미제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이자 현직 프로파일러와 그를 의심하는 강력팀 형사의 이야기다.
하반기에는 김고은과 박지현이 출연하는 넷플릭스 ‘은중과 상연’이 공개되고, SBS에는 고현정과 장동윤이 모자 연기를 펼치는 ‘사마귀’가 편성됐다. 지난해 ‘선재 업고 튀어’ 신드롬을 일으킨 변우석은 아이유와 함께 MBC ‘21세기 대군 부인’에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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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이영애의 KBS 출연작인 ‘은수 좋은 날’도 있다. 이 작품에는 김영광, 박용우 등이 함께 등장해 가방 하나로 시작된 학부모와 교사의 비밀스럽고 위태로운 동업을 다룬다.
송혜교, 전여빈, 이진욱이 출연한 영화 ‘검은 수녀들’로 시작한 영화 개봉은 하정우, 김남길 주연의 ‘브로큰’으로 이어졌으며, 김형주 감독의 영화 ‘승부’로 이어진다. 대한민국 바둑의 ‘전설’ 조훈현 전기 느낌의 작품으로 이병헌이 조훈현 역으로 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영화와 드라마 등 극과 함께 각종 예능도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시청자를 찾아온다. 추성훈이 자신의 스타일로 꾸린 데일리 토크쇼 ‘추라이 추라이’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며, 상반기 중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는 모태솔로들의 인생 첫 연애를 돕는 ‘연애 메이크오버’ 리얼리티 예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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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청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신선하고 다양한 소재와 장르의 웰메이드 콘텐츠를 꾸준히 선보이겠다”며 “카카오의 글로벌 스튜디오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K콘텐츠의 글로벌 영향력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K-드라마의 인기로 세계적으로 지분을 늘리고 있는 대한민국의 콘텐츠 업계는 이미 개별의 제작사가 대응하는 수준을 넘어서 거대한 ‘텐트폴’ 형태의 스튜디오로 재편되고 있다. 스튜디오 드래곤과 CJ ENM 스튜디오스 등으로 대표되는 CJ 계열과 드라마하우스를 기반으로 성장한 SLL 등이 거대 스튜디오로 자리 잡았다.
최근 각종 제작사와 매니지먼트사를 대거 인수, 합병하며 크기를 키운 카카오는 이 양강구도에 대항할 세력으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 2025년이 그 도전의 분수령이 될 예정이다. 카카오의 슈퍼IP가 K-콘텐츠의 활력에 힘을 보탤 수 있을지, 그 결과물들은 곧 시청자의 눈에 들어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