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지하철 역사 내 모습이 담긴 사진이 현지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6일(현지시각) 미국의 한 네티즌은 엑스(X)에 지하철 역사 내 승강장에서 열차를 기다리는 시민들의 모습을 촬영해 올렸다.
사진에는 지하철을 기다리는 듯한 사람들이 모두 똑같이 등을 벽에 딱 붙이고 서 있다. 최근 뉴욕 시내 지하철역에서 벌어진 '서브웨이 푸싱'(subway pushing) 범죄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서브웨이 푸싱이란 열차가 진입하는 순간 승객을 갑자기 선로로 밀쳐버리는 것을 의미한다.
네티즌은 해당 사진에 대해 "최근 '지하철 밀치기' 사건 이후 모든 사람들이 지하철 승강장에서 어떻게 서 있는지를 보여준다"며 "신뢰가 낮은 사회의 단상"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진은 사흘도 안 돼 227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현지 네티즌들은 "나도 출근할 때 저런다" "슬프지만 저게 안전" "아무도 못 믿는 세상이 됐다" 며 공감했다.
지난 2일 AP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1시 30분께 뉴욕 지하철 맨해튼 18번가 역 승강장에서 한 남성이 휴대전화를 보며 열차를 기다리던 40대 승객을 갑자기 밀쳐 선로로 떨어뜨린 뒤 달아났다. 피해 남성은 기적적으로 생존했으나 두개골 골절 등의 중상을 입었다.
지난달 22일에는 과테말라 출신의 30대 남성이 열차에서 일면식도 없는 여성의 옷과 담요에 돌연 불을 붙여 숨지게 했다.
지난해 3월에는 렉싱턴 애비뉴 125번가 승강장에서 한 20대 남성이 지하철을 기다리던 50대 남성을 선로로 밀쳐 열차에 치여 숨지게 했고, 2022년 1월에도 뉴욕 타임스퀘어 인근 지하철역에서 60대 남성이 아시아계 여성을 선로로 떠밀어 숨지게 한 사건이 있었다.
이처럼 뉴욕 지하철 범죄는 증가하고 있으며 수법도 다양해져 미국 내에서도 사회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지난 7일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지하철에서 발생한 중범죄는 573건으로 1997년 이후 가장 많았다. 특히 살인사건은 2023년 대비 2배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뉴욕 메트로폴리탄교통국(MTA)은 지난 5일부터 거두기 시작한 9달러(약 1만3000원)에 달하는 '뉴욕시 혼잡통행료' 수입을 바탕으로 지하철 역사 내 안전 펜스 설치를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