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결해 보여도 ‘세균’ 득실…매일 주방에서 일어나는 10가지 위생 실수

2025-10-10

주방은 가정에서 가장 자주 사용하는 공간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곳이기도 하다. 식품안전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가정이 몇 가지는 반복적으로 잘못된 위생 습관을 실천하고 있다”며 “그중 일부는 우리가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사각지대”라고 지적한다.

독일 푸르트방엔대학교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주방 수세미 1㎠ 안에는 최대 450억 마리의 세균이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마르쿠스 에거트 교수는 “지구상에서 이 정도의 세균 밀도가 존재하는 곳은 인간의 장 속을 제외하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수세미를 최소 주 1회 교체하거나, 전자레인지 혹은 식기세척기로 주기적으로 살균할 것을 권장한다.

행주 역시 세균의 온상이다. 미국 애리조나대 조사에 따르면 실험에 사용된 행주의 90% 이상에서 대장균군이 검출됐고, 4분의 1은 병원성 대장균(E. coli)까지 포함돼 있었다. 젖은 행주는 세균이 오래 살아남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므로, 용도별로 색을 구분하거나 자주 삶아 세탁하는 것이 안전하다.

눈에 잘 띄지 않는 부분의 관리도 중요하다. 대표적인 예가 통조림 따개다. 음식과 직접 닿는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세척이 소홀하기 쉽다. 미국 농무부(USDA)는 통조림 따개를 ‘가장 자주 간과되는 조리도구’로 지목하며 매 사용 후 뜨거운 비눗물로 씻을 것을 권고한다.

음식을 조리한 뒤 실온에 오래 두는 습관도 흔한 실수다. USDA는 살모넬라균과 대장균이 실온에서 20분마다 두 배로 증식한다고 경고한다. 조리 후 음식은 2시간 이내 냉장 보관해야 하며, 기온이 30도 이상일 경우 1시간을 넘기면 안 된다.

생고기를 물에 씻는 행동은 오히려 세균을 주변으로 확산시킨다. 물방울이 최대 1.8m까지 튀면서 주변 조리도구와 식기, 손잡이 등에 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 CDC(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생고기는 절대 씻지 말고 충분한 가열 조리만으로 살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껍질째 먹지 않는 과일도 세척은 필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아보카도 껍질의 17%에서 리스테리아균이 검출됐고, 일부에서는 살모넬라균도 발견됐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오이 역시 세균으로 자주 리콜 대상이 된다. 칼이 껍질을 자를 때 세균이 과육으로 옮겨가므로 흐르는 물에 10초 이상 씻고, 멜론·오이 등 단단한 과일은 전용 솔로 문질러 세척하는 것이 좋다.

의외로 많은 사람이 간과하는 것은 ‘젖은 도마’다. 도마는 칼자국 사이 미세한 틈에 세균이 숨어 번식한다. 물기가 남은 채 방치하면 세균이 급속히 증식한다. 도마를 사용한 뒤 반드시 뜨거운 비눗물로 씻고, 맑은 물로 헹군 뒤 완전히 건조시키거나 키친타월로 닦아야 한다. 나무 도마는 젖은 상태에서 뒤틀리거나 갈라지며 오염이 심해질 수 있어 두 개 이상을 번갈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텀블러와 재사용 물병의 세척도 소홀하기 쉽다. 뚜껑, 고무 패킹, 빨대 안쪽에는 세균이 쉽게 번식한다. 전문가들은 모든 부품을 분리한 뒤 솔로 구석구석 닦고 완전히 건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커피나 주스처럼 당분이 많은 음료를 담았던 용기는 세균 증식 속도가 더욱 빠르다.

또 다른 문제는 고기와 채소를 같은 도마에서 써는 것이다. 칼집 사이에 남은 세균이 채소로 옮겨가면서 교차 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 고기용과 채소용 도마를 반드시 구분해 사용하는 것이 식중독 예방의 기본이다.

조리 중 한 숟가락으로 계속 맛을 보는 습관도 위험하다. 입안의 세균이 음식 전체로 옮겨질 수 있으며, 특히 노약자나 어린이가 함께 먹는 음식일 경우 감염 위험이 커진다. USDA는 매번 새로운 숟가락을 사용하는 ‘싱글 테이스트(single taste)’ 원칙을 권고한다.

전문가들은 “깨끗해 보인다고 안심할 수 없다”며 “수세미 교체, 음식 즉시 냉장, 조리도구 완전 건조처럼 사소한 관리만으로도 세균 번식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겉보기 청결보다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위생 관리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