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째 대형 산불 피해가 발생한 경북 지역을 찾고 있다. 임시 대피소에서 이재민들을 만난 이 대표는 “갈 곳이 없다”고 호소하는 이들의 손을 잡고 적극 지원을 약속했다.
그런데 눈에 띄는 것이 있다. 이 대표가 착용한 ‘노란색’ 구형 민방위복이다. 현장에 동행한 민주당 의원들은 모두 ‘녹색’ 신형 민방위복을 착용했다. 왜 이 대표는 녹색이 아닌 노란색 민방위복을 입었을까?
이 대표가 착용한 노란색 점퍼형 민방위복은 2005년 민방위대 창설 30주년을 맞아 도입된 뒤, 18년 만인 지난 2023년 녹색 점퍼로 교체됐다. 당시 행정안전부는 새 민방위복이 기존 민방위복보다 방수·난연 등 기능이 강화됐다고 교체 취지를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교체에 앞서 2022년 8월 을지연습에 신형 민방위복을 착용하고 등장해 주목받기도 했다. 정부는 당시 시제품에 대해 을지연습 기간 중 을지 국무회의, 행안부 및 일부 지자체 등을 대상으로 시범 적용을 실시하며 국민 여론을 수렴했다.

하지만 새 민방위복에 대한 여론은 마냥 좋지 않았다. 공무원들은 춘추복, 하복 등 2벌의 민방위복을 구입하는데 한 벌당 가격은 5만 원 안팎으로, 전체 국가·지방 공무원의 수를 고려하면 수백억 원의 예산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에 ‘세금 낭비’라는 비판은 물론, 일각에서는 미디어에 등장하는 ‘노란색 민방위복’이 상징하는 공무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문제가 제기되자 행안부는 “민방위복은 지자체 등 각 기관 사정을 고려하여 자율적으로 판단하여 구매하고 있으며, 행정안전부는 신규 민방위복 제작·구매를 강요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 대표가 노란색 민방위복을 입은 데는 녹색 민방위복을 둘러싼 이 같은 논란도 반영됐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 대표는 과거에도 자신의 SNS를 통해 “민방위복을 바꾸는 것보다 더 급한 민생 사안이 많은데 참으로 안타깝다”고 비판한 바 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2022년 9월 태풍 ‘힌남노’로 큰 피해를 입은 경북 포항을 찾았을 때도 두 사람은 각기 다른 색의 민방위복을 입었다. 즉 이 대표의 ‘노란색 민방위복’에는 재난에 대한 지원 의지와 함께, 현 정부와는 다른 행보를 보이겠다는 것을 부각하려는 의도가 담긴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