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차리는 연습!

2025-10-15

■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아, 씨× 어쩌라고요.”

“아, 진짜 짜증 나네.”

교실에서 활동하다가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욕을 하거나 짜증을 내는 아이들이 제법 된다. 흔히 이런 아이를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라고 부른다. 이런 아이는 심지어 공부 시간에 마음대로 밖으로 나가거나 다른 사람에게 시비를 걸어 싸우기도 한다. 교사가 부모와 상담을 하면서 아이 치료를 권하거나 가정에 관심을 요구하면 멀쩡한 아이를 정신병자 만든다며 화를 내거나 인정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교사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다른 아이들은 공부 시간에 방해되니 힘들어하고, 교사는 수업 진행을 원만히 하기 어렵다. 문제는 이런 교실이 한두 교실이 아니라는 거다. 악성 민원에 힘들고, 업무에 치이고, 힘든 아이까지 있으면 정말 교사는 마음 둘 곳이 없다.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아이, 그런 아이를 그냥 두고볼 수밖에 없는 교사. 아이는 아이대로 힘들고, 교사는 교사대로 힘들다. 한 해 동안 특별한 사랑과 관심으로 더 이해하려고 노력해도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나고 자라는 동안 그 아이를 이룬 가정환경과 행동 특성이 있고, 앞으로도 그런 상황은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 마음 주기

온전히 교사가 떠안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교실에서 교사는 무엇이든 해보려고 노력한다. 그런 노력은 아이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싶기도 하고, 평화로운 교실을 이루고 싶은 교사로서 사명감이다.

무엇보다 아이가 어떤 가정환경인지 살피는 것이 필요하다. 모든 문제의 출발은 가정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가정적인 문제가 파악되면 교실에서 어떻게 그 아이를 지도할지 방법을 모색한다. 한 해 동안 꾸준히 할 수 있는 것과 일회성으로 할 수 있는 것을 구분해야 한다.

우선 꾸준히 할 수 있는 것은 날마다 차 마시기와 명상하기(마음의 안정), 책 읽어주기(듣는 힘 키우기), 글쓰기(자신의 마음 표현하기), 맨발 걷기나 달리기(집중력 키우기), 스쿼드(근력 키우기) 등이 좋다. 일회성으로 선생님 집 초대하기나 따로 밖에서 만나기(선생님이 나를 특별하게 생각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주게 되어 교사에 대한 믿음이 생긴다), 어린 시절 이야기 나누고 글쓰기(자신을 드러내는 과정에서 스스로 모습을 알아차리게 된다) 등이 있다.

꾸준히 마음을 주고, 아이와 소통하다 보면 어느새 좋아진 아이를 발견하게 된다. 이런 경험을 몇 번 하면 교사의 꾸준함이 아이를 바꿀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사실 이 또한 양육자와 교사가 원만하게 소통했을 때 가능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 알아차리기

조삭비(鳥數飛)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논어 ‘학이편’에 나오는 말인데 ‘어린 새가 날기위해 날갯짓을 자주 해서 나는 법을 배운다’는 뜻이다. 나무 둥지, 알에서 갓 깨어난 새는 본능적으로 태어나자마자 날갯짓을 한다. 그러면 어미 새는 둥지에서 아래로 어린 새를 밀어서 떨어뜨린다. 어린 새는 떨어지면서 날갯짓을 힘차게 한다. 그렇게 어미 새는 수천 번 어린 새를 떨어뜨리고 어린 새는 수없이 많은 날갯짓을 연습한다. 충분히 연습이 되면 어린 새는 자유롭게 하늘을 날 수 있게 된다. 무엇이든 잘하고 싶으면 연습해야 한다. 공부도, 운동도, 감정 조절도, 알아차림도 그렇다.

결국 감정을 조절하는 것은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 알아차리는 연습을 자주 해야 가능할 수 있다. 무조건 화내거나 슬프거나 하지 않고 현재 내 감정이 어떻구나, 하고 알아차리는 연습이다.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여러 번 연습하다 보면 화가 났을 때 화가 난 자신을 바라보게 된다. 그러면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수 있게 되고 한 단계 성장한 자신을 만나게 된다. ‘메타인지’와 비슷한 개념이다. 자신이 무엇을 하거나 생각하고 있는지 스스로 살피고, 이해하는 능력이다.

“○○이, 정말 많이 좋아졌어요. 비결이 뭐예요?”

“표정도 밝아지고, 인사도 잘 해요.”

내 감정 상태를 알아차리는 연습을 꾸준히 하면 정말 삶이 달라진다.

윤일호 전북 안천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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