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치기 기술로 곰 잡아"…피범벅 된 채 일한 라멘집 셰프들 "큰 개인 줄 알았다"

2025-11-26

최근 일본 북부 지역에서 곰 출몰이 잇따르며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라멘 가게를 덮친 곰에 맞서 부상을 입고도 조리를 이어간 셰프들의 사연이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2025년 일본에서는 곰 출몰이 기록적으로 증가하며 큰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4월부터 10월까지 곰에 의해 사망하거나 다친 사람은 196명에 달해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특히 10월 한 달 동안만 88건의 피해와 7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동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피해가 집중됐다.

이러한 곰 출몰 증가 속에서 최근 실제 라멘 가게에 곰이 침입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며 충격을 더하고 있다.

◇ 57세 라멘 가게 셰프, 유도로 곰 넘어뜨려 쫓아내

25일(현지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 UA뉴스 등에 따르면 일본 혼슈 아오모리현의 라멘 전문점 ‘텐야(Tenya)’의 57세 셰프는 새벽 5시경 느닷없이 새끼곰과 마주쳤다. 재료를 손질하던 셰프는 돌진해온 곰에게 얼굴을 깊게 긁히자, 유도 기술인 ‘오소토가리(대외낙)’로 곰을 넘어뜨려 쫓아냈다.

오소토가리는 상대의 바깥쪽 다리를 걸어 뒤로 넘어뜨리는 대표적인 유도 메치기 기술로, 상대의 균형을 무너뜨린 뒤 체중을 실어 쓰러뜨리는 방식이어서 초보자도 비교적 익히기 쉬운 기술로 알려져 있다.

셰프는 곰이 산속으로 달아난 뒤, 얼굴에서 피가 흐르는 상태로 다시 육수를 끓이며 “장사를 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셰프는 병원에서 10cm 상처 봉합과 갈비뼈 골절 진단을 받았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그는 무술 경험이 없는 전직 의료인으로 알려져 더욱 화제가 됐다.

◇ 또 다른 라멘 가게 직원, 피범벅 상태로 “가게는 열어야”

비슷한 시기, 일본 북동부 아오모리현의 또 다른 라멘 가게에서도 곰 공격 사건이 발생했다. 11월 9일 새벽, 57세 직원이 혼자 육수 준비를 위해 가게 뒤편으로 이동하던 중 키 1m가량의 곰과 맞닥뜨렸다. 곰이 그를 덮치자 직원은 반격해 곰을 밀쳐내며 쫓아냈고, 눈꺼풀과 코에 상처를 입었지만 "별일 아니다. 장사는 해야한다"며 침착하게 조리 작업을 계속했다.

심지어 직원은 당시 자신을 공격한 동물이 곰인지도 몰랐으며 “커다란 개인 줄 알았다”고 전했다.

점주 사사키는 5시 30분경 출근 후 직원의 얼굴 상태를 보고 즉시 병원에 가도록 설득했다며, 현재 직원은 병가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도 역시 과거 의료 분야에서 일하다 1년 전 은퇴 후 라멘 업계에 들어온 인물이었다. 그는 사건이 인근 유치원이 쉬는 일요일에 발생한 점에 대해 “정말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 “대단하지만, 따라 해선 안 된다”…누리꾼 반응 엇갈려

두 사건이 알려지자 현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라멘 셰프들이 곰을 침착하게 잘 잡는다”, "셰프들 진짜 워커홀릭"이라는 칭찬과 동시에 “운이 좋아 살아남았네”, “곰이 공격 의지가 없었던 것이 다행일 뿐”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전문가들도 “곰을 공격하거나 제압하려는 행동은 절대 권장되지 않는다”며 경고했다.

해당 라멘 가게들은 현재 임시 휴업에 들어가거나 곰 침입 방지용 펜스 설치를 준비 중이다. 한 점주는 “유치원 바로 옆이라 더 위험할 뻔했다”며 “곰 출몰이 잦아져 지역 전체가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일본에서 곰의 잇따른 출몰은 도토리·너도밤나무 등 곰의 주요 먹이 수확량 감소와 기후 변화, 농촌 인구 감소로 인한 산·주거지 경계 약화 등이 겹치며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와 지자체는 일부 지역에 자위대와 경찰 기동대를 투입해 포획 작업을 지원하고, 농가 주변 덫 설치와 방호 펜스 확충, 경보 발령 등 대응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