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저가 공세에 힘을 잃어가던 탄소섬유 시장이 빠른 속도로 반등하기 시작했다. 업계는 탄소섬유를 주로 만드는 HS효성첨단소재(298050)가 지난해 4분기를 바닥으로 본격적으로 수익성을 회복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5일 화학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국내에서 수출된 탄소섬유는 총 1300만 3319달러 규모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10월 이후 74% 증가한 것이다. 탄소섬유 수출은 지난해 꾸준히 감소하며 지난해 10월에는 1년 전(1668만 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747만 달러 수준으로 감소한 바 있다.
탄소섬유는 원사 안에 탄소가 90% 이상 함유된 섬유로 철보다 무게는 가볍지만 강도는 높아 미래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수소 전기차‧수소연료탱크 등 고압용기 제작에 주로 사용된다. 국내에서는 HS효성첨단소재가 탄소섬유를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HS효성첨단소재는 2011년 국내 최초로 철보다 무게는 4분의 1 수준이지만 강도는 10배 이상 강한 고강도 탄소섬유 ‘탄섬(TANSOME®)’을 독자 기술로 개발했다.
탄소섬유의 업황이 지난해 4분기 들어 빠르게 반등하기 시작한 것은 공격적으로 생산 설비를 증설해오던 중국이 자발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일부 제품의 생산량을 조절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탄소섬유는 글로벌 고압용기 수요가 지속됐음에도 중국이 생산량을 크게 늘리며 업황이 고꾸라졌다. 탄소섬유는 강도와 탄성에 따라 여러 등급으로 나뉘는데 중국이 낮은 등급의 탄소섬유 생산량을 늘리며 판가가 크게 하락하는 등의 여파가 생겼다.
실제 중국은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1721톤의 탄소섬유를 수출한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58%나 증가한 수준이다. 이에 국내산 탄소섬유의 공급단가는 2023년 4분기 기준 ㎏당 21.5달러에서 지난해 4분기 18.2달러로 크게 하락했다. 중국산 탄소섬유가 ㎏당 10달러 수준에 시장에 공급되고 있어 국내산 탄소섬유의 가격도 급락한 것이다.
탄소섬유 시장이 빠르게 되살아나기 시작하면서 HS효성첨단소재의 수익 전망도 밝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HS효성첨단소재의 슈퍼섬유(탄소섬유‧아라미드) 부문이 지난해 3분기 138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4분기에도 129억 원의 적자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올해에는 베트남 신규 설비가 가동되기 시작하는 등 수익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대규모 증설이 둔화되고 있는 데다 올해 2분기부터 순차적으로 가동될 베트남 신규 설비 영향에 HS효성첨단소재의 수익성은 점차 정상화될 것”이라며 “HS효성첨단소재의 탄소섬유 생산 능력은 2만 1500톤으로 크게 증가하면서 중국산의 비중은 줄어들고 업황에 미치는 영향 역시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